
보건의료노조 건양대학교의료원지부(지부장 정영준)의 총파업이 26일로 사흘째 이어지며 병원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파행적이고 불성실한 교섭 태도와 열악한 노동환경을 규탄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어,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부는 파업 이틀째인 전날, 병원 현장을 직접 순회하며 조합원들에게 파업 돌입까지의 상세한 경과를 설명하고 단결을 호소했다. 지부 간부들과 대의원들은 파업 농성장 결집을 독려하며 조합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고, 병원 곳곳에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는 글과 함께 병원 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경고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오늘 26일 오전에는 대전고용노동지청장과 장철민 국회의원이 직접 농성장을 방문해 지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노조의 요구사항을 청취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양대의료원 노동자들은 사립대병원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과 인력 부족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해왔다고 노조는 강조했다. 노조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5년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용자 측이 파행적이고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일관하여 결국 파업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사용자 측은 파업을 앞둔 지난 2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조정회의에 불참하며 조정 결렬의 빌미를 제공했다.
건양대의료원지부는 당초 24일 파업에 돌입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로비에 집결했으나, 충남지노위가 노사 양측을 면담한 후 사후 조정을 제안함에 따라 파업을 유보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사후 조정에서도 끝내 조합원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노조는 더 이상 교섭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파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병원 경영 개선에도 노동환경 ‘제자리’…타결 병원과 대조
건양대의료원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의료공백 상황 속에서도 사립대병원 가운데 최저 임금을 받으며 부족한 인력으로 현장을 지켜왔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특히 건양대의료원이 2024년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으로 격상된 이후, 매출액 상승과 고유목적사업준비금 규모 확대 등 병원 경영은 분명히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와 저임금 구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가 조정 신청을 접수한 127개 의료기관 중 대부분이 교섭을 타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전 지역에서는 건양대의료원지부와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지부만이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을 막기 위한 노조의 끈질긴 교섭과 대화 노력을 외면한 건양대의료원과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 사태 해결을 위해 전 조직적인 투쟁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혀, 이번 파업이 전국적인 보건의료노조 투쟁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건양대병원 노조의 파업은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 즉 고질적인 저임금과 인력 부족이라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개선 요구가 핵심으로 보인다. 특히 병원 경영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은 사측의 의지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병원 측은 이에 대해 “노조와의 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