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 개선 언제쯤…” 에스케이씨(SKC) ‘A’로 추락·SK어드밴스드 ‘부정적’
롯데케미칼·효성화학 등 등급 하향 후에도 ‘살얼음판’…자구안 실행 불확실성 여전
中 2,700만t 물량 공세에 빚만 늘어…NCC 순차입금 11조 육박 ‘경고등’
정부의 압박에 에스케이씨(SKC)와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연말 사업 재편안을 제출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계획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재무 건전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빚더미에 앉은 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정기평가 결과를 통해 SKC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신평사들은 SKC가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확장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본업인 화학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막지 못했고 빚만 늘었다고 꼬집었다. 대규모 투자가 부메랑이 되어 재무 안정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자회사인 에스케이(SK)어드밴스드의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며 그룹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업계 맏형인 롯데케미칼의 상황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순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떨어진 롯데케미칼은 이후에도 회사채 재무 특약 위반 우려가 제기되는 등 유동성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HD현대케미칼, 효성화학 등 주요 기업들 역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받으며 사실상 현재의 재무 상태로는 등급 방어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기업들이 내놓은 자구책이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라는 비판과 맞닿아 있다. 에틸렌 감산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지만, 실행까지는 하세월이라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대산단지 통합 등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법인 설립과 설비 재배치에만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여수와 울산 단지의 논의 역시 초기 검토 단계에 불과해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직격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LG화학 등은 자산 매각으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LG화학은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지분 매각과 스티렌모노머(SM) 등 한계 사업 정리를 검토 중이며, 롯데케미칼도 말레이시아 생산기지인 LC타이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황 부진 탓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의 막대한 ‘물량 공세’다. 글로벌 감산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은 향후 5년간 약 2천700만t의 신규 증설을 쏟아낼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도 중국발 공급 과잉을 이겨내기 힘든 구조다.
한국기업평가는 주요 NCC 업체들의 순차입금 규모가 2024년 4조8천억원에서 2026년에는 11조원까지 폭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벌어들인 돈(EBITDA)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벅찬 ‘한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다.
업계 관계자는 “보여주기식 재편안으로는 돌아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한계 기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확실한 체질 개선 없이는 줄도산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