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진용준 기자 = 정부가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도입한 농작물재해보험이 실제 피해를 제대로 보상하지 못한다는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손해조사 방식과 보상 기준 안내를 두고 농민과 보험사 간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보상 결과가 수확 후에야 통보되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보험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 “1만4천 평 농사지었는데 보상금은 43만 원”
26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에서 40여 년간 벼농사를 지어온 A(65)씨는 지난해 자신의 논 전체(약 4만6천㎡·1만4천 평)를 대상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했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와 깨씨무늬병이 겹치자 A씨는 보험금을 신청했고, 지난 9월 초 NH농협손해보험 측 손해사정사들이 현장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A씨가 12월에 통보받은 결과는 기대와 판이했다. 전체 24개 경지 중 깨씨무늬병 피해가 접수된 9곳(약 1만8천㎡) 가운데 실제 보험금이 산정된 곳은 단 2곳뿐이었다. 지급된 보험금은 약 43만 원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천200여 평에 대해서는 ‘지급 보험금 0원’ 처리가 내려졌다.
A씨는 “평년 30t 정도 수확하던 것이 지난해엔 20t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병해로 알이 차지 않아 제값을 받지 못했다”며 “실제 손해는 막심한데 보험금은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 수확 후 통보되는 시스템…농민 “이의 제기 기회 박탈”
농민들이 가장 크게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은 보상 결과 통보 시점이다. 현재 시스템상 최종 보험금 결정은 수확이 끝난 뒤에야 이뤄진다.
A씨는 “현장 조사 당시 손해율이 얼마인지 물었으나 ‘사무실에 가봐야 안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조금이라도 건져보려고 10월에 수확을 마쳤는데, 12월에 ‘0원’ 통보를 받으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가 심했던 필지에 대해 재조사를 요구하고 싶어도 이미 수확을 다 해버려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의 제기조차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행 농작물재해보험은 수확량 감소 여부를 중심으로 손해율을 산정한다. 이 때문에 깨씨무늬병처럼 겉으로는 수확이 된 것처럼 보여도 도정 수율이 떨어지거나 미질이 저하되는 품질 피해는 보상 평가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 농협손보 “현장에서 피해율 안내…절차상 문제없어”
반면 NH농협손해보험 측은 피해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안내와 합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손해조사 직후 피해율 구간이 포함된 현지조사서를 고객에게 안내하고 서명을 받고 있다”며 “A씨의 경우에도 당시 손해율이 ’25~39%’ 구간으로 표기된 조사서에 본인이 서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손해평가 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서명을 거부하거나 7일 이내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고령의 농민들이 복잡한 보험 약관과 산정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고, ‘조사 확인서’ 정도로 생각하고 서명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