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회장단, 독일車 대신 일본車 선택…’중복 상장’ 논란 속 싸늘한 시선

구자은 회장 ‘밸류 다운’ 발언에 이은 고가 차량 교체…비판 여론 확산
최근 LS그룹 회장단이 관용차를 독일 브랜드에서 일본 브랜드로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차량 교체가 구자은 회장의 ‘중복 상장’ 관련 발언 논란과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싸늘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2억 원대 렉서스 LM 500h 등 고급 미니밴으로 ‘싹쓸이’
13일 재계에 따르면 (주)LS, E1, LS일렉트릭 등 LS그룹 주요 계열사 회장단은 최근 관용차를 렉서스 LM 500h와 토요타 알파드로 교체했다.
렉서스 LM 500h는 2억 원, 토요타 알파드는 1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프리미엄 미니밴이다. 특히 LM 500h는 넓은 실내 공간과 최고급 시트, 48인치 대형 스크린 등 고급 편의 사양을 갖춰 ‘회장님 차’로 불린다.
LS네트웍스, 딜러 맡아 ‘편리함과 럭셔리’ 동시에 추구?
LS그룹의 이번 차량 교체는 계열사인 LS네트웍스가 도요타와 렉서스 딜러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편리함과 럭셔리’를 동시에 추구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LS그룹 본사인 LS용산타워 1층에는 토요타 전시장이 자리하고 있어, 차량 구매 및 관리가 용이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구자은 회장 발언 논란에 기름 부은 ‘회장님 차’ 교체
하지만 이번 차량 교체는 최근 구자은 회장의 ‘중복 상장’ 발언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5일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중복 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가의 일본 브랜드 차량으로 관용차를 교체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LS그룹의 주력 사업 분야와 다소 거리가 있는 일본 브랜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LS그룹, 왜 ‘회장단’으로 불리나
한편, LS그룹은 독특한 지배 구조 때문에 ‘회장단’으로 불린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특정 개인이나 단일 가문이 그룹 전체를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친족들이 각 계열사를 독립적으로 책임지고 운영하는 ‘형제 경영’의 형태를 띠고 있다.
LS는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형제들이 계열사를 나누어 운영하는 ‘구씨 가문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LS그룹의 주요 회장단은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구자엽 LS전선 이사회 의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 ELECTRIC 회장 등이다.
각 회장은 자신이 맡은 계열사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그룹 전체의 발전을 위해 각 계열사 회장들이 모여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공동의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LS그룹의 주요 계열사 회장들을 개별 회장이 아닌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LS그룹 회장단’이라고 부른다.
투자자들, “주주 가치 훼손” 비판…LS그룹, 소통 강화해야
투자자들은 LS그룹의 잇따른 상장 추진과 구 회장의 발언 논란, 그리고 고가의 관용차 교체에 대해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LS그룹이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스필드는 LS 측에 계열사 중복 상장 계획 등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