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 성 상품화 논란으로 국내 방영이 취소된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KBS 자회사를 통해 일본에서 방송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영방송 KBS가 국민적 비판 여론을 의식해 국내 편성을 철회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KBS가 자회사인 KBS미디어가 최대 주주로 있는 KBS재팬을 통해 크레아스튜디오가 제작한 ‘언더피프틴’을 ‘스타 이즈 본 – 꿈을 좇는 소녀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방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에서 방영되지 않은 ‘언더피프틴’의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KBS재팬 유튜브에 게시된 티저 영상이 이를 뒷받침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여성단체는 물론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은 15세 이하 여아를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당초 편성을 논의했던 MBN이 결국 방영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티저 영상과 포스터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민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 KBS 이중적 행태 비판 직면
이런 가운데 크레아스튜디오는 논란이 된 영상물 제작을 중단하지 않고 KBS와 편성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사내외 검토와 여러 자문을 거쳐 편성을 논의해왔으나, 국내외 엄중한 여론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자회사 KBS재팬을 통해 일본 방영을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광복절을 앞둔 11일 일본에서 방영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 “편성권은 독립적”…KBS 해명, 비난만 키워
이에 대해 KBS 측은 8월 9일 “KBS재팬은 자회사 KBS미디어가 최대 주주로 있는 별도 법인이며, 편성권은 KBS재팬이 독립적으로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공영방송 KBS가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을 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8살 소녀들에게 짙은 화장과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히는 행위는 명백한 아동학대이자 성 착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더피프틴’의 일본 방영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KBS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시청료 거부 투쟁까지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