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 공관 5곳 중 1곳 ‘감사 무풍지대’
재외공관 18.6%, 지난 10년 간 자체 감사 전무
미·중·일·러 등 주요국 공관도 감사받지 않아
재외공관 5곳 중 1곳은 지난 10년간 한 번도 자체 감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공관마저 ‘감사 무풍 지대’에 놓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석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시 동안구갑)이 25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재외공관 자체감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83개 공관 중 34곳(18.6%)은 외교부 감사를 2009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아주 지역 53곳 중 12곳(22.6%), 구주 지역 51곳 중 11곳(21.6%), 미주 지역 39곳 중 7곳(17.9%), 아프리카·중동 지역 40곳 중 4곳(10%)이 10년 간 감사를 받지 않았다.
‘무감사 공관’은 주요 외교 상대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 미국 대사관, 주 중국 대사관, 주 일본 대사관, 주 러시아 대사관 등도 감사를 비켜갔다.
이는 외교부 자체감사규정에도 위배된다. 외교부 규정은 재외공관이 2∼4년마다 자체 정기감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 수십 개 공관에서 10년째 이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더욱이 외교부 자체 감사를 받지 않은 공관들은 부실 운영, 채용·예산 집행 부적정 등의 문제가 외부 감사에서는 적발됐다. 2014년에는 주미대사관 행정직원 W가 스스로 회사를 설립해 대사관 공사 6만3500달러치를 따낸 ‘셀프 수주’ 사건이 감사원 특정감사에서 적발됐다.
주일대사관은 재건축공사 설계와 시공이 달라 2013년 감사원으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았다. 주중대사관은 인력 정원에 없는 청사시설 관리인, 관저 가정부를 일반수용비로 채용하고 외교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 역시 외교부가 아닌 감사원이 2015년 특정감사로 적발했다.
이석현 의원은 “외교부가 자체 규정에 나와 있는 감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재외공관의 폐쇄성 등을 감안할 때, 적절한 감사와 관리·감독을 통해 신뢰도·청렴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