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사회

박준희號 관악구, 청소차 28대 낡았는데 ‘예산 없어 정비 보류’ 자기 자료 부인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박준희 관악구청장 /사진제공=관악구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취임식에서 선서하는 박준희 관악구청장 /사진제공=관악구

서울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구의원에게 청소차 정비 8건이 예산 부족으로 보류됐다는 자료를 제출해 놓고, 본회의에서는 이 자료를 “소관 국·과장의 공식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은 자료”라고 했다. 관악구 청소차 67대 가운데 28대는 정해진 사용 기간인 내구연한을 이미 넘겼다.

4일 관악구의회에 따르면 노광자 의원은 지난 28일 열린 제317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구정질문 보충질문에서 구청 답변과 부서 제출 자료가 서로 다르다며 청소차 정비 현황의 사실관계를 따졌다.

노 의원이 부서에서 받은 자료에는 올해 엔진을 통째로 분해해 고치는 오버홀 정비 7건, 차체 부식·파손 정비 4건이 적혀 있었다. 이 밖에 정비가 필요한 8건은 예산 부족으로 보류된 것으로 돼 있었다.

구청 설명은 하루 만에 달라졌다. 김영미 관악구 청년문화국장은 지난 27일 첫 답변에서 올해 정비 예산 약 8억5000만원을 확보했다며 “예산의 부족으로 차량정비를 실시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고 했다.

이튿날 보충 답변에서는 8건 자료를 공식 검토를 거치지 않은 자료라고 한 뒤 “외관 도색 외에는 예산 부족으로 차량 정비를 실시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외관 도색은 예산이 모자라 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낡은 차량은 분야마다 몰려 있다.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 45대 중 16대, 가로 청소차 10대 중 7대가 내구연한을 넘겼다. 노 의원은 내구연한이 8년인 분진 흡입 노면청소차 5대가 지난해 기한이 찼는데도 지금까지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청은 조달청 고시에 따라 내구연한이 지나도 사용에 지장이 없으면 계속 쓸 수 있고, 최근 3년간 고장이 반복되거나 정비 비용이 과도하게 든 차량은 없다고 했다. 교체 재원은 서울시에 특별조정교부금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사망사고 지적엔 “잘못된 인식”, 혼자 일하는 환경공무관 55명

노 의원은 2023년 관악클린센터에서 50대 환경공무관이 후진하던 청소차와 부딪혀 숨진 사고를 들며 차량과 작업자의 동선이 나뉘지 않은 구조를 지적했다. 관악클린센터는 청소차 차고지와 재활용품 선별장이 함께 있는 구의 청소 거점이다.

구청은 사고 장소가 환경공무관이 걸어 다닐 수 없는 보행금지구역인 재활용선별장이었고 운전자 부주의도 원인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를 작업공간 미분리 문제와 연결하는 것은 “우리 구의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구청은 사고 직후 위험성 평가에서 위험요인 30건을 찾았고, 허용할 수 없는 2건에 대해 청소차 뒤쪽 발판을 없애고 선별장 출입구에 펜스와 경보장치를 달았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사고발생 장소나 책임소재를 단정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다시 요구했다.

인력은 늘지 않았다. 구청에 따르면 관악구는 2022년부터 환경공무관을 새로 뽑지 않았고, 이 기간 정년퇴직 14명을 포함해 20명이 그만둬 현재 155명이 일한다. 빈자리는 기간제 근로자로 메우고 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수거 작업을 운전자 포함 3인1조로 하도록 하되 가로청소 등은 예외로 둔다. 구청은 가로청소를 맡은 환경공무관 55명이 혼자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지난 8월 종로구 창신동에서 혼자 폐기물을 수거하던 환경공무관이 비탈길에 세워둔 수거차에 치여 숨진 사고를 들어 위험구간 2인 이상 작업을 제안했지만, 구청은 위험구간을 따로 지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구청은 이번 답변에서 재활용폐기물 수집·운반을 민간 업체에 맡기는 민간대행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이 업무를 구청이 직접 하는 곳은 관악구와 노원구뿐이다. 구청은 인력과 장비를 재배치하면서 “노조와 소통하고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박준희 구청장은 27일과 28일 본회의에 모두 출석했지만 구정질문 답변은 청년문화국장이 맡았다. 박 구청장은 민선7기인 2018년부터 3선째 관악구를 이끌고 있다.

노 의원이 요구한 정비 보류 8건의 처리 결과와 보류 사유는 이번 답변에서 나오지 않았다. 관악구의회는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행정사무감사를 연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