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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영상] 이건희 6주기 앞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리더십 시험대…“한 번만 만나 주십시오” 노조위원장 다치고 차량은 떠났다

지난 1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손용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위원장이 이재용 회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경호·보안 인력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손 위원장이 바닥에 쓰러진 모습까지 담겼다. (영상=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DS·DX 보상 격차에 노조 간 교섭권 다툼까지…노노·노사 갈등 동시 확산

“회장님, 한 번만 만나 주십시오. 회장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16일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 지하주차장. 검은색 승용차를 향해 노동조합 관계자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피켓을 든 조합원 주변으로 정장 차림의 남성들이 모여들었고, 이 과정에서 신체 접촉과 제지가 벌어졌다. 다른 영상에는 차량 옆 바닥에 한 남성이 누워 있고 주변 인력들이 그의 몸을 붙잡는 모습이 담겼다. 검은색 승용차는 이후 주차장 통로를 따라 현장을 떠났다.

19일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6일 수원사업장에서 발생한 충돌 당시의 비공개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차량 주변의 대치 상황과 경호·보안 인력의 제지 장면이 담겼다. 동행은 해당 차량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탑승해 있었으며, 손용호 위원장이 직접 대화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경호·보안 인력에게 물리적으로 제지당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는 “제 몸 건드리지 마십쇼”, “잠시만요”, “차 나옵니다”, “회장님” 등의 외침과 함께 경호·보안 인력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조합원의 팔과 상체를 붙잡는 장면이 나타난다. 다만 이 회장이 경호 인력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 “보고서가 아닌 현장을 봐주십시오”…노조가 회장에게 요구한 대화

2026년 10월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등 노조 관계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직접 사과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손용호 동행노조 위원장은 지난 16일 수원사업장에서 경호 인력과 충돌한 뒤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환자복 위에 검은색 노조 조끼를 걸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출처=YTN 뉴스 영상 갈무리)
2026년 10월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등 노조 관계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직접 사과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손용호 동행노조 위원장은 지난 16일 수원사업장에서 경호 인력과 충돌한 뒤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환자복 위에 검은색 노조 조끼를 걸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출처=YTN 뉴스 영상 갈무리)

1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참여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약 3만1000명의 조합원을 둔 동행은 손용호 위원장과 경호 인력 간 충돌의 진상규명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직접 사과 및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손 위원장은 환자복 위에 검은색 노조 조끼를 걸친 채 마이크를 잡았다. 노조에 따르면 손 위원장은 지난 16일 충돌 이후 병원에 입원했으며, 뇌진탕과 일부 기억 소실 증상을 겪고 있다.

동행은 지난 7월 수원사업장과 8월 서초사옥 집회, 9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와 한남동 농성 등을 통해 직접 대화를 요청했지만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회장의 수원사업장 방문 소식을 듣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찾아갔다”며 “위원장이 원했던 것은 단 한 번의 대화였다”고 설명했다.

■ DS·DX 성과급 격차가 노조 간 교섭권 다툼으로…직원 사칭 공방까지 확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성전자 주가 하락 기원 글과 DS 부문 직원이라고 주장한 이용자의 게시물, 동일 닉네임을 근거로 DX 부문 소속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게시물 갈무리. 작성자들의 실제 소속과 동일인 여부, 사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블라인드 화면 갈무리)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삼성전자 주가 하락 기원 글과 DS 부문 직원이라고 주장한 이용자의 게시물, 동일 닉네임을 근거로 DX 부문 소속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게시물 갈무리. 작성자들의 실제 소속과 동일인 여부, 사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블라인드 화면 갈무리)

삼성전자 내부 갈등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성과급 차이에서 비롯됐다.

지난 5월 임금협상에서 DS 부문에는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됐다. DX 부문에는 기존 성과급과 별도로 직원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보상이 마련됐지만, 사업부별 보상 형평성을 둘러싼 불만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DX 중심의 동행은 요구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고, 잠정합의안 투표 참여 문제를 놓고 법적 다툼도 벌였다. DS 중심의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는 차기 임금교섭의 참여 방식과 대표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사칭 공방까지 발생했다. 본지가 지난 1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으로 표시된 이용자가 주가 하락을 바라는 글을 올린 뒤 DS·DX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이용자들이 서로 상대 사업부의 사칭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작성자의 소속과 사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행은 보상체계를 설계한 경영진이 노노 갈등 해결에도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19일 기자회견에서는 “부디 보고서가 아닌 현장을 봐주십시오. 숫자가 아닌 사람을 봐주십시오”라며 내부 신뢰 회복과 DX 성장 전략, 2027년 임금교섭을 위한 공동교섭단 구성을 이 회장과 직접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성과급 격차에서 시작된 불만이 노조 간 교섭권 다툼과 직원 간 사칭 공방으로 확산된 가운데, 동행은 경영진과의 직접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 위기 돌파한 이건희, 노노·노사 갈등 마주한 이재용…6년 전 약속 어디로

오는 25일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6주기다. 삼성은 23일 경기 수원 선영에서 추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기존 경영 방식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1993년 미국 시장에서 삼성 TV가 외면받고 제품 불량 문제가 불거지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했다. 1995년에는 품질 불량이 발생한 휴대전화 등 15만대, 약 500억원어치를 폐기하며 품질 혁신에 나섰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구조조정과 사업 경쟁력 강화로 위기 극복을 추진했다.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 삼성은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했다.

2020년 5월 6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동 3권 보장과 노사 화합을 약속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진행 중이었다. (출처=채널A 뉴스A 유튜브 영상 갈무리)
2020년 5월 6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동 3권 보장과 노사 화합을 약속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진행 중이었다. (출처=채널A 뉴스A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재용 회장은 자신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진행되던 2020년 5월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이 방침을 폐기하고 노동 3권 보장과 노사 화합을 약속했다. 당시 사과는 재판부의 준법감시제도 주문을 계기로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에서는 사업부별 보상 격차로 직원들이 갈라지고, 노조 간 교섭권 다툼에 경영진과의 갈등까지 겹쳤다. 회사가 마련한 보상체계를 둘러싸고 같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상대 사업부의 사칭 의혹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올해 5월에도 노사 갈등에 사과하며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동행노조는 직접 대화할 기회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개월간 이어진 면담 요구는 결국 손용호 위원장과 경호 인력 간 충돌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노동자들은 같은 회사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보상 기준을 둘러싸고 서로 대립하고 있다. 동행은 보상체계를 설계하고 결정한 경영진에게 갈등 해결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제품과 경영의 위기를 혁신의 계기로 삼았다면, 이재용 회장에게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특히 자신의 사법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에 무노조 경영 폐기와 노사 화합을 직접 약속했던 만큼, 갈등이 커진 지금은 적어도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노조가 수개월째 면담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직접 소통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 회장이 내세운 노사 화합의 약속과 대비된다.

삼성전자와 이 회장 측의 이번 충돌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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