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치킨 후라이드 한 마리가 메뉴에 표시된 중량보다 30% 넘게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951~1050g’을 표시한 주요 치킨 브랜드 4곳 가운데 실제 무게가 가장 적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에 닭고기 원육을 직접 공급하는 가맹본부이고, 1년 전에는 순살치킨 중량을 30% 줄였다가 소비자 반발에 되돌린 회사다.
8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 후라이드 한 마리의 표시 중량은 951~1050g이지만 실제 측정한 평균 무게는 695.3g이었다.
표시 범위 중앙값보다 304.8g, 30.5% 적다. 협의회는 지난 8월 서울·경기 일부 가맹점에서 교촌·BHC·BBQ·굽네·처갓집양념치킨 5개 브랜드 제품을 사 홈페이지와 배달앱 표시 중량과 비교했다.
같은 중량 구간을 표시한 다른 브랜드와 견주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평균 실중량은 BHC 913.6g, BBQ 868.9g, 처갓집양념치킨 783.4g, 교촌 695.3g 순이었다. 교촌은 BHC보다 218.3g, 처갓집보다도 88.1g 가벼웠다. 교촌 허니순살도 표시 500g에 실측 평균 461.6g으로 7.7% 적었다.
교촌 측은 튀김옷을 얇게 만드는 조리 과정에서 무게가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치킨 중량표시제는 조리 전 원육 무게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고, 표시와 실중량 사이 허용 오차 기준은 없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교촌은 조리 후 무게가 다른 브랜드보다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같은 조리 전 중량 구간을 내건 셈이다.

조리 전 중량을 정하는 주체는 가맹점이 아니라 본사다.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8월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치킨 완제품용 절단육·부분육 등 원자재를 외부업체에서 직접 조달해 가맹점에 유통 판매한다. 올해 상반기 국내 프랜차이즈 부문의 육계·소스·전용유 등 원부자재 매출은 2392억67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93.6%다. 가맹점이 튀기는 닭은 본사가 공급한 닭이라는 뜻이다.
교촌의 중량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교촌은 2025년 9월 11일부터 간장순살·레드순살 등 기존 순살 메뉴 4종의 조리 전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원육도 닭다리살 100%에서 가슴살을 섞는 방식으로 바꿨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도 하지 않아 ‘꼼수 인상’ 비판이 일었다.
같은 해 10월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부회장이 출석해 질타를 받았다. 교촌은 9일 뒤인 10월 23일 순살 메뉴 3종의 중량을 700g으로, 반반순살(레드+허니)을 600g으로 되돌리고 원육도 닭다리살 100%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중량을 줄인 날부터 되돌리겠다고 발표하기까지 42일이 걸렸다.
이 사건은 정부가 치킨 메뉴에 조리 전 중량 표시를 의무화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중량표시제가 시행된 지 열 달 만에 교촌은 다시 표시보다 가장 가벼운 치킨을 판 브랜드로 이름이 올랐다.
원가 부담은 회사도 공시로 인정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재료인 생닭 시세는 육계협회 생계시세(대)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7.4% 올랐다. 회사는 생닭 구입 도계비용, 해체가공비, 운반비, 생산수율(로스율)에 따른 비용 등을 감안해 매입가격을 책정한다고 적었다. 같은 기간 연결 영업이익은 131억38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줄었다.
한편 교촌에프앤비의 최대주주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으로 지분 69.20%를 갖고 있다. 반기보고서 임원 변동 내역을 보면 권 회장은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나 2025년 3월 31일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이후 미등기 회장으로 남아 있다.

권 회장은 올해 상반기 교촌에프앤비에서 급여 6억5700만원을 받았다. 회사는 산정 기준을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이사보수한도 범위 내에서’ 결정했다고 적었지만, 권 회장은 사임 이후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주총이 정한 이사 보수한도와 이사회 결의 대상 밖에 있다. 지난해 보수는 16억2600만원이었다.
권 회장은 지난 8월 회사가 상장 후 처음 실시한 분기배당에서도 10억3700만원을 받았다. 상반기 보수와 합치면 16억9400만원으로, 교촌에프앤비 별도 기준 상반기 순이익 79억3600만원의 21.3%다. 이 분기배당 재원은 영업이익이 아니라 2025년 주총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옮겨둔 돈이었다.
회사를 둘러싼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10월 교촌에프앤비에 거래상 지위 남용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8300만원을 부과했다. 반기보고서 기준 회사가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손해배상청구 등 5건, 소송가액은 103억600만원이다.
협의회는 “표시 중량과 실중량 사이에 허용 가능한 차이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며 관계 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