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간 방치된 노동자”…GS엔텍 안전 관리 도마 위
하청노동자가 터닝롤러 샤프트에 하반신이 끼인 채 8분간 방치된 끝에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해 GS엔텍의 안전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GS엔텍은 GS그룹 계열사로, 주로 석유화학 및 에너지 분야의 설비 제조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중대재해없는 세상 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2월 4일 오전 11시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GS엔텍의 재발 방지 대책 촉구 및 울산노동지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5년 1월 24일 오전 10시 36분경, 울산 남구 GS엔텍 용잠공장 A-1 shop에서 하청노동자 한 명이 터닝롤러(turning roller) 샤프트(shaft)에 하반신이 끼어 사망하는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재해자는 터닝롤러 샤프트에 신체가 끼어 고통스러워하며 몸부림쳤으나, 주변 작업자들은 사상작업으로 인한 소음으로 비명을 듣지 못해 약 8분간 방치되었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사고 현장 동영상에는 재해자가 쇼크로 정신을 잃은 듯한 모습이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번 사고는 GS엔텍의 안전 관리 미흡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터닝롤러는 샤프트 부분에 덮개가 없었으며, 작업 공정상 터닝롤러를 비정상적인 위치에 배치해 끼임 위험을 증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재해자는 혼자 작업 중이었으며, 사고 발생 시 기계를 즉시 멈출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노동조합은 “2인 1조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재해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GS엔텍의 안전 대책 미비를 강하게 비판했다.
울산 지역에서는 올해 들어 벌써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 중 3명은 하청노동자로, 하청 구조 속에서의 안전 관리 취약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지난해 울산에서만 20건의 중대재해로 2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바 있으며, 올해도 중대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노동조합은 GS엔텍과 노동부에 다음과 같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 GS엔텍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노사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이동식 방호 장치 설치를 즉시 이행할 것.
▲ 위험 작업 시 2인 1조 작업을 의무화하고,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소집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
▲ 노동부는 터닝롤러 작업 전면 중지를 명령하고, GS엔텍에 대한 일반감독을 즉시 실시할 것.
이번 사고는 GS엔텍과 GS그룹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GS엔텍은 물론 GS그룹 전체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