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지부, 단독 총파업 결행…“동일노동 동일임금 외침”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이하 기업은행지부)가 27일 단독 총파업을 결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휴가자 등을 제외한 조합원 약 85%인 7천여 명이 참여해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집회에서는 경영진과 정부를 향한 규탄이 이어졌다. 제주, 여수, 포항 등 지방에서 단체로 상경한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총파업에는 금융노조 산하 거의 모든 지부 대표와 공공부문 산별 노조,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 소속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박홍배·김주영·박해철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등도 현장에 나와 연대를 선언했다.
김주영 의원은 “이번 파업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도전”이라며 “이는 공공기관 노동자를 대표해 정부와 맞서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홍배 의원은 “국책금융기관의 보상 구조 문제를 바꾸는 투쟁”이라고 강조했으며, 한창민 의원은 “대한민국 노동 정의를 바로 세우는 파업”이라며 기업은행지부의 투쟁을 지지했다.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파업은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가 명시한 단체교섭권을 철저히 무시한 은행과 정부에 맞선 최후의 저항”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일한 만큼 보상받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라는 외침”이라고 강조하며, “기재부와 금융위가 책임지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장희 차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당선인은 투쟁사에서 “오늘 총파업은 기업은행과 정부에 3가지 핵심 질문을 던지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은행의 사용자는 누구인지, 공공기관이 탄압의 대상인지, 국책은행의 미래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며 “직원 보상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영진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은행지부는 이날 1차 총파업을 마치며 정부와 은행 측과의 추가 교섭을 예고했다.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2차·3차 총파업을 실행할 계획이다.
이번 총파업은 공공부문 노동조합 역사상 보기 드문 단독 총파업으로 평가된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지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진과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