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규정까지 위반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책자 전국 배포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책자를 KTX 등에 배포해 논란이 된 가운데, 제작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책자는 ‘정책간행물’로 8가지 사업 단계를 거쳐 제작·배포되어야 함에도 문체부는 이를 어기고 해당 문서를 제작·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정책간행물 발간을 하기 위해서는 ① 계획수립, ② 원고작성(자료수집), ③ 원고확정, 디자인 시안, ④ 편집(디자인) 및 검토, ⑤ 가본제작 및 검토, ⑥ 인쇄, ⑦ 배포 및 홈페이지 관리, ⑧ 콘텐츠 2차 확산(SNS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문체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 범정부 TF(Task Force)’로부터 문서를 받아 앞의 5단계를 건너뛰고 인쇄와 배포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의원실은 문체부에 사업 절차를 생략한 근거를 요청했고, 문체부는 그 근거로 「국정홍보업무운영 규정」을 제출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정홍보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당해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쳐 홍보의 방향·시기 및 방법 등을 조정할 수 있다.(제7조 2항)”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실에서 국회 입법조사처에 범정부 TF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문의한 결과 “TF는 중앙행정기구가 아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임시조직이므로 TF의 장이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볼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이후 문체부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가 잘못됐다며 “관련 규정이 없다”고 해명했다. 관련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말을 바꿔 근거 규정 자체가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전재수 의원은 “국민 혈세 48억원으로 운영되는 사업에 관련 규정이 없다는 해명은 더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촌극”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