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노조탄압 중단 단식농성 돌입
“더 이상 우리 조합원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모든 것을 바치려고 합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위원장 신환섭)는 28일 오전 11시 SPC그룹 본사(양재동) 앞에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SPC 파리바게뜨에 노조탄압 중단, 피해원상회복, 노조탄압 불법행위자에 대한 처벌,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SPC 파리바게뜨는 민주노총 탈퇴 및 한국노총 가입을 강요하고, 진급을 차별하는 등의 혐의로 이사 6명과 고위 관리자 3명 등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다. 특히 육아휴직 중이던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신입사원에게는 근로계약서도 쓰기 전에 한국노총 가입서를 먼저 쓰게 했으며 ‘민주노총에 있으면 진급이 안 된다’며 탈퇴룰 강요했던 것이 노동부 조사에서 밝혀졌다.
2021년 파리바게뜨 전체 진급자 956명 중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은 단 24명만 진급해서 진급 차별이 있었음이 드러났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받았다. 특히 일부 관리자는 탈퇴서를 위조한 것이 밝혀져 사문서 위조행위로 수사를 받고 있다. 노조는 이 같은 사실들이 노조 파괴가 그룹 전체적인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신환섭 위원장은 “사회적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뻔뻔하게 합의 당사자인 민주노총을 빼고 이행을 선언하고, 뒤에서는 노조파괴를 일삼는 행태가 아주 후진적인 경영방식이다. 우리가 옳기 때문에 이 싸움은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임종린 지회장과 지금도 탄압을 받고 있는 조합원들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준 수도권지부장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법을 지켜라’ 라고 외쳤던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다시 생각난다. 50년 전과 똑같은 구호다. 노동법을 지키고 노조 할 권리를 지키라는 것이다. 그저 노조를 인정하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수도권지부는 파리바게뜨지회의 노조할 권리를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린 지회장은 “2017년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를 상대하면서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 감당하기에 너무 큰 고통이었다. 눈물을 훔치며 미안하다고 노조를 탈퇴하는 조합원을 볼 때,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회사를 향한 분노가 나를 짓눌렀다. 더 이상 우리 조합원을 괴롭히지 못하게 단식농성에 나선다”며 입장을 밝혔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2017년 불법파견과 임금체불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민주당을 비롯한 정당, 시민사회, 노사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 최초로 사회적합의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합의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SPC 파리바게뜨는 입장을 180도 바꿔 노조 파괴에 앞장섰다.
SPC파리바게뜨, CJ대한통운 등 사회적합의를 체결한 후 사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사회적합의가 기업이 사회적 비난을 회피하고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