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연임 위한 ‘꼼수’? 하나은행 ‘3조 순익’에도 콜센터 처우 ‘말뿐’

“국민은행과 대조적 행보”…하나은행 콜센터, ‘노사 상생’ 외면 비판
오는 3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그의 연임을 위한 콜센터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형식적’ 노력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함 회장은 2024년 주주총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지시했지만, 고용 안정성 부족과 실적 압박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상담사들은 퇴직금 정산, 근무연수 미인정 등의 불이익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노력?
2024년 3월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이후 이선용 하나은행 부행장이 2024년 5월 콜센터 직원들과 만나 업무 환경과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등의 실무적인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담사들의 고용 안정성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았고, 처우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형식적인 ‘보여주기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주주총회 당일 기자회견 취소된 노동조합
주주총회가 열리는 2025년 3월 25일, 일부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예정했으나, 사측이 이제서야 교섭 의지를 보이면서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이는 사측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단기적인 개선 의지를 보인 것처럼 보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고용 관계 속에서 실적 압박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들의 처우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 ‘정규직 약속’ 뒤 ‘용역 계약’…콜센터 상담사들 ‘분통’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 768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콜센터 상담사들은 여전히 열악한 근로 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이자 이익은 감소했지만, 수수료 이익이 전년대비 15.2% 늘어났다. 하나은행의 정규직은 기본급의 280%와 현금 200만 원, 복지포인트 300만 원을 지급했다. 콜센터 상담사에겐 아무런 해당도 없는 숫자들이다.
하나은행이 올해 초 진행한 콜센터 용역업체 입찰 결과, 서울에서 근무하던 50여 명의 상담사들이 새로운 용역업체로 소속이 변경됐다. 이에 따라 상담사들은 이전 고용관계가 유지되지 않고, 4월부터는 다른 용역업체의 소속으로 일하게 된다. 비록 근무 장소는 변하지 않지만, 소속이 바뀐 것으로 인해 퇴직금이 정산되고, 대출 시 근무연수가 인정되지 않는 불이익을 겪고 있다.
하나은행은 채용 공고 시 상담사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며, 상담사들은 비정규직 대우를 받고 있다. 특히 2025년도 근로계약서는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3개월 기간으로 작성되어, 상담사들의 고용 불안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번 계약이 6개월마다 돌아오는 구조라, 상담사들은 재계약을 기다리며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
실적 압박과 불리한 평가제도
하나은행의 콜센터 상담사들은 또한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원청인 하나은행의 평가제도인 SLA 평가에서는 상담사 전체 인원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데, 법정 휴가나 육아기 단축 근무 등으로 인원 부족이 발생하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용역업체들은 상담사들에게 피 말리는 실적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목표 달성 실패 시 용역비의 일부(1~3%)를 환수당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상담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과 대조적 행보”…하나은행, 콜센터 처우 개선 ‘외면’ 비판
하나은행은 콜센터 상담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업무 강도만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이 노사 상생협력 간담회를 통해 상담사들의 고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달리, 하나은행은 추가 업무를 요구하면서도 이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은 부족하다. 특히, 상담사들은 고객 응대 시 불필요한 정보 탐색을 요구받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로 압박을 받는다.
복지 축소와 근무 환경 악화
하나은행 콜센터 대전 센터는 최근 예식장을 설치하면서 상담사들의 식사 공간을 축소했다. 이미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근무 중인 상담사들은 고물가 상황 속에서 도시락을 싸 들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아, 복지마저 축소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담사들의 근로 의욕과 사기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함영주 회장의 연임과 변화 가능성
오는 25일 함영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함 회장이 연임을 통해 콜센터 노동자들의 처우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주총회에서 그의 연임이 승인될 경우, 앞으로의 임기 동안 콜센터 상담사들의 고용 안정과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고용 불안정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함영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그의 리더십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