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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노동자 탄압으로 얼룩진 출발? “페인트 통에도 못 앉게 해”

캐스퍼 일렉트릭, 노동자 탄압으로 얼룩진 출발? "페인트 통에도 못 앉게 해"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 일렉트릭 생산을 통해 전기차 시대를 열었으나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와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는 18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으로 2019년 9월 20일에 출범한 자동차 생산 합작 법인이다. 주요 주주는 광주광역시(지분 21%), 현대자동차(19%), 광주은행(11%) 등이다. 2021년 9월 29일부터 현대 캐스퍼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5일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1호 차 생산 기념식’이 열렸다. 그 자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윤몽현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함평군수, 현대자동차 상무, 광주고용노동청장, 한국노총 지역본부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노동자 탄압으로 얼룩진 출발? "페인트 통에도 못 앉게 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오른쪽 세번째)이 15일 오전 광산구 빛그린산단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열린 ‘캐스퍼 EV 양산’ 기념식에 참석해 윤몽현 GGM 대표이사, 신수정 시의회의장, 박병규 광산구청장 등 내빈들과 전기차 1호 차량 생산출고를 축하하고 있다./사진=광주시

하지만 정작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주체인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는 초대받지 못했다. 초대장 대신 기념식날 오후에 받은 것은 김진태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장에 대한 정직 1개월 중징계 통보서였다.

김 지회장은 현장 작업자의 휴식용 간이의자를 철거하라는 부서장의 지시를 거부하고 항의한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회사는 상사의 업무지시와 명령 불복종,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지만, 노조는 이를 노조 탄압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대와 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라인 작업에 의자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광주글로벌모터스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작업자들에게 의자를 제공하지 않았다. 기존에는 전임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플라스틱 박스나 빈 페인트 통 등을 간이 의자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신임 부서장은 별다른 설명 없이 이러한 간이 의자들을 철거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광주글로벌모터스노조 위원장이었던 김진태 지회장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80조(의자의 비치)를 근거로 부서장의 지시에 반발하며 항의했다. 그러나 회사는 전기차 생산에 돌입하면서 8월부터 12월까지 주 52시간 특근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쉴 권리보다는 노조 탄압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노조는 광주글로벌모터스가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유린하고 있으며, 노사상생협정서를 단체교섭 거부와 노조 탄압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현장노동자의 인권 보장과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을 요구하며, 광주광역시와 관계당국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감독해줄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노조를 배제한 광주글로벌모터스의 미래를 확인하고 싶다면 계속 노조를 탄압하라”고 경고하며, 금속노조는 단호한 투쟁으로 맞설 것임을 예고했다. 노조는 라인 작업 의자 설치 요구, 김진태 지회장 부당징계 철회, 단체교섭에 즉각 응할 것을 요구하며, 인권탄압을 중단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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