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측 기본안 제출조차 않고 ‘퇴장’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이 27일인데,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측이 기본안 조차 제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장하면서 올해도 기한 내에 최저임금이 결정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27일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26일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가 개최됐고, 최저임금 결정단위와 업종결 구분적용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최저임금 결정단위는 작년과 같이 ‘시급과 월기 병기’로 결정됐으며, 업종별 차등적용은 부결돼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한 최저임금이 적용되게 됐다.
이날 공익위원 측은 “최저임금 법정 결정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결정단위와 업종별 차등적용을 포함해 결정금액까지 종합적으로 토론해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용자 위원들은 최초요구안(금액) 제출을 거부하고, 월급병기 폐기를 요구, 업종별 차등적용을 부실한 근거로 주장하며 토론을 지연시키다가 표결 결과에 항의해 퇴장했다.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서 사용자측은 ‘법에서 허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차등적용 하자’는 주장만을 일관하면서 실제 가능한 대안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현행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야간수당과 연차수당, 근로시간 규제 등이 없다.
청년유니온은 “월 환산액 표기(시급-월급 병기)는 최저임금을 몰라서 안 지켜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제공이 목적이다”며 “이를 삭제하자는 사용자측의 주장은 최저임금 위반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불필요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청년유니온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최저임금까지 차별한다는 것은 노동법을 아예 적용하지 말자는 주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년유니온은 전원회의 차등적용 표결을 앞두고, 5일동안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모든 시민의 ‘평범한 삶을 위한, 평등한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엽서로 모아 최저임금위원회에 전달했다.
엽서와 함께 ‘존엄과 권리’를 상징하는 꽃인 장미를 사용자위원에게 전달하며,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 청년을 비롯한 모든 시민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결정을 해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사용자 위원들은 이러한 목소리를 담은 엽서를 두고 ‘청년들한테는 시간이 많다’, ‘엽서를 보면 공정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니 엽서를 반환해야 한다’며, 시민 모두의 보편적 노동인권으로서 평등한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왜곡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청년유니온은 “사용자위원들의 이 같은 편협한 시각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를 고통으로 몰고가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와 카드수수료, 임대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연대와 실천의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제 사용자 측이 답할 차례다. 사용자 위원 측은 하루 빨리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