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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설치‧수리 기사들 총파업 돌입…“업무용 차량 지급하라”

청호나이스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설치‧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이 6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업무용 차량 지급”을 핵심 요구로 내세우며,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파업투쟁에 나섰다.

■ 6년 만의 총파업…“30년을 개인 차량으로 버텼다”

31일, 전국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통신노조) 청호나이스지부는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용업무 차량을 즉각 지급하라”고 외쳤다. 이번 파업은 2019년 이후 6년 만으로, 조합원들은 사측인 청호나이스의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다.

청호나이스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본사와 10차례에 걸친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요구였던 ‘업무용 차량 지급’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3월 17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에서도 결렬된 바 있다.

청호나이스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 업계 유일 ‘개인 차량’ 운반…동종업계와 대조적

청호나이스의 설치‧수리 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하루 종일 무거운 제품과 부품을 차량에 싣고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사측은 업무용 차량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노동자들은 자비로 구입한 개인 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감가상각비, 보험료, 유류비 등 모든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부에 따르면 이는 업계에서 유일한 사례다. 경쟁사인 SK매직서비스, 코웨이, 교원웰스 등은 설치‧수리 직원 전원에게 회사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주태 청호나이스지부장은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청호나이스 제품을 개인 차량에 싣고 다녔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회사 차량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호나이스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청호나이스 본사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 과로방지 및 원청 교섭도 요구

이날 출정식에 참석한 이현철 가전통신노조 위원장은 차량 지급 외에도 ▲동종 업계 수준의 처우 개선 ▲인력 충원을 통한 과로 방지 ▲청호나이스 원청과의 직접 교섭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투쟁은 우리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한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김창년 진보당 공동대표는 출정식 현장을 찾아 “진보당은 청호나이스지부의 파업에 함께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 조합 “4월 4일까지 한시적 파업…사측 태도 따라 향후 확대 가능”

청호나이스지부는 이날부터 오는 4월 4일까지 한시적으로 총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에도 사측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파업 수위를 높이고 추가적인 쟁의지침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청호나이스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가정용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의 설치 및 A/S 서비스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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