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구(구청장 장인홍)가 동료 여직원 얼굴을 AI로 합성해 SNS에 올린 공무원을 피해자와 떼어 놓는다며 주민을 직접 상대하는 동주민센터 민원창구로 보냈다가 두 달 만에 본청으로 되돌렸다. 성범죄 혐의 수사가 이어지던 시기였다.
4일 구로구의회에 따르면 최은혜 의원은 지난 3일 열린 제35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10분 자유발언에서 구청에서 받은 인사 자료를 공개하며 이 공무원의 전보 경위를 따졌다.
자료에 따르면 이 공무원은 올해 1월 19일 개봉1동 주민센터 민원행정팀으로 발령 나 민방위, 운전면허증 반납, 에코마일리지 등 주민 민원 업무를 맡았다. 약 두 달 뒤인 3월 24일에는 다시 구청 본청 행정관리국으로 옮겼다.
구청은 발령 근거로 구로구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에 관한 규정 제14조와 제18조를 들었다. 피해자와 행위자의 업무 공간을 나눠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피해자와 분리해야 된다는 이유만으로 동주민센터 전보가 정당화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동주민센터가 무슨 공무원의 유배지라도 된다는 것입니까”라며 직무 적합성과 대민 업무 적정성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검토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공무원은 지난해 11월 구청 조직도에서 내려받은 같은 과 여성 직원 사진을 생성형 AI로 자신과 연인처럼 보이게 합성해 SNS 프로필에 네 차례 올렸다. 경찰은 명예훼손 혐의만 넘겼지만 검찰이 1월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4월 23일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주민센터 발령은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바로 그달에 났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9월 11일 이 공무원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서울시 인사위원회는 이후 해임을 의결했다. 해임은 파면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다.
구청 공무원의 전보 등 인사권은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구청장에게 있다. 장인홍 구청장은 2025년 4월 재보궐선거로 취임했고 지난 7월 민선9기 임기를 시작했다. 이 공무원의 범행과 두 차례 전보는 모두 장 구청장 재임 중 일어났다.
■ 정원보다 14명 모자란 동주민센터, 충원 계획은 12명
최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동주민센터 인력 운영 전반도 짚었다. 지난 9월 30일 기준 구로구 16개 동주민센터의 공무원 정원은 384명인데 현원은 370명으로 14명이 모자란다.
이 공무원이 발령 났던 개봉1동은 정원보다 3명이 부족하고, 구로2동과 수궁동은 각각 2명이 부족하다. 구청은 이번 임시회 주요업무보고에서 12명을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부족한 14명 가운데 왜 12명만 채우는지 근거를 설명하고 전원 충원 대책을 내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동주민센터 근무가 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며 “구청의 인사 편의가 주민의 행정 서비스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보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점검, 동주민센터 인력 배치 기준 재검토, 민원 대기시간 등 주민 불편 대책을 요청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장 구청장 대신 최원석 부구청장이 출석했다. 자유발언은 집행부가 그 자리에서 답하는 형식이 아니어서 구청의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구로구는 지난 9월 해임 의결 직후 징계를 조만간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의원이 물은 주민센터 발령의 결정 과정과 직무 적합성 검토 여부는 아직 구청이 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