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소재 작은극장 돌체의 운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법적 분쟁에서 극단마임이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9일 미추홀구청이 제기한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 극단마임의 손을 들어준 2심 판결을 확정지었다.

대법원은 선고문을 통해 “이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상고 이유를 모두 검토한 결과, 상고 이유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각호의 사유를 포함하지 않거나, 제3항 각호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같은 법 제5조에 따라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며, 관여 대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2022년 12월, 미추홀구청이 극단마임의 위탁기간 연장 신청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구청은 민간위탁심의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근거로 부결 결정을 내렸으나, 극단마임은 이를 재량권 남용으로 판단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항소심에서 미추홀구청의 처분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2019년 심사에서 84.8점을 받았던 극단마임이 2022년 유사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도 51.4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를 구청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또 심사 과정에서 정량적 평가 항목조차 명확히 설정되지 않았으며, 일부 항목은 심사위원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 판단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리며, 미추홀구청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극단마임의 승소가 확정되었다.

극단마임은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번 결과는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예술시설 운영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작은극장 돌체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풍부한 문화 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 예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작은극장 돌체는 1979년 개관한 국내 최장수 소극장으로, 2007년 문학동으로 이전한 후 지역 예술인과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공간이다. 이번 판결로 인해 극장은 기존의 공연과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예술 단체 간의 협력 관계에서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례로 평가된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평가 기준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투명성과 일관성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민관 협력 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문화예술계가 평가와 심사 과정에서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