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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기관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인권

인천공항 건보 고객센터 노조, 공공기관 합의 불이행 규탄… 정부 직접 개입 호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기관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기관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들이 사회적 합의와 노사 협약을 수년째 이행하지 않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장기 파업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노동조합은 정부가 약속했던 정규직 전환과 안전한 노동환경 보장을 촉구하며 다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와 전국공항노조는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간접고용 문제 해결에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야간노동 구조 개선과 4조2교대 전환, 자회사 낙찰률 적용 폐지, 미전환 사업장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했다. 공공기관들이 스스로 맺은 합의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노동자들이 생명과 고용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파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 인천공항 4조2교대 지연, 연속 야간근무로 생명 위협

인천공항지역지부 노동자들은 2022년 노사가 공식 합의서를 체결하고 2024년부터 단계적 4조2교대제를 시행하기로 했으나, 2025년 현재까지 시범사업조차 시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기간 연속 야간근무와 인력 부족은 단순한 근로조건 문제가 아닌 생명권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지난 10여 년간 보안경비, 전력, 환경미화 등 다양한 직종에서 심근경색, 뇌출혈, 유산 등 건강 피해가 잇따랐으며, 심장질환이나 뇌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반복되었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 역시 5년째 지연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2021년 고객센터를 소속기관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에도 외주 입찰을 반복하며 전환을 미뤄왔다. 공단은 2025년 협의 과정에서 기존 합의와 달리 정원 규모를 축소하고 경력가점을 사실상 폐지했으며, 필기시험 중심의 공개경쟁채용 방식을 도입해 숙련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에 놓였다고 지부는 밝혔다. 지부는 공단이 정부 가이드라인을 핑계로 합의를 파기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 전국공항 노조, 낙찰률 폐지 및 인력 충원 촉구

전국공항노조 노동자들이 겪는 또 다른 문제는 낙찰률 제도라고 지적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자회사 계약에 인건비를 포함한 낙찰률을 적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그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왔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2023년 노사합의를 통해 낙찰률을 100%로 인상하기로 했으나 공사 경영진이 이를 거부하면서 현장의 불공정 구조는 해소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포, 제주 등 전국 공항 현장에서 추락, 뇌출혈 등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중대재해가 계속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고는 2인 1조 근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했다고 확인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교대제 개편, 불공정 계약 개선, 정규직 전환은 노동자의 생명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은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제는 노사 자율로 맡겨둘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직접 나서 공공기관의 합의와 약속을 즉각 이행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며, 안전하게 일할 권리 쟁취 등을 외치며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이 스스로 맺은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생명과 고용의 위협에 내몰리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재정비 없이는 장기간 누적된 공공부문의 간접고용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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