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세법 개정안, 부자 혜택 완성판?
세수 결손 속 부자 감세, 정부의 정책 전환 요구
내년 적용될 ‘2024년 세법 개정안’을 규탄하고 수정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9일 오전 10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지난해 56조 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이 발생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부자감세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상속세 및 증여세 감세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포장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진보당 전종덕 국회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세법 개정안은 국회에 올라오게 될 것이며, 민주당의 명확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부자 감세 철회와 서민 복지 확대를 촉구했다.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에게는 세금 감면이 이뤄지고 있다”며 분노를 표했다.
유호림 경실련 재정세제위원장은 “이번 세법 개정안은 부자들의 세금을 줄여주는 데 집중되어 있다”며, 서민과 자영업자에게는 혜택이 전혀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대규모 감세가 시행되는 가운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 조치는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이 마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것처럼 국민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으로 서민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법인세 세수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3%로 2022년 대비 2.8%포인트 감소한 반면, 소득세 세수의 전체 국세수입 대비 비중은 1.1%포인트 증가했다”고 설명하며, 근로소득세 세수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2%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를 근로소득세 증세로 보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부자감세에 따른 낙수효과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으며,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산가들이 결혼자금 및 창업자금 등 증여 특례를 통해 상당한 세금 혜택을 받게 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는 서민과 자영업자와는 무관한 부자들의 ‘금수저 물려주기’ 지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이어진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올해의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특례, 상속세와 증여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언급하며, 이를 “부자감세의 종결판”으로 평가했다.
유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재벌, 대기업, 대자산가 및 고소득자 중심의 일방적이고 사회적 합의가 결여된 감세 정책을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경제적 및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중장기 조세 정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번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초부자와 대주주, 재벌 감세의 완성판”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국회가 이를 저지할 것을 촉구했다.
김 처장은 기획재정부가 이번 개정안을 “지속적인 성장과 균형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설명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2023년 상속세 12.3조 원 중 64%인 7.8조 원이 상위 1%에 의해 납부되었고, 상위 30%가 전체의 93.5%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개정안이 상속세의 최고세율을 인하하여 초고액 자산가들이 세금을 덜 낼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처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40% 이상 존재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 보유주식의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를 사실상 전면 확대하자는 것은 부의 대물림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을 모두 제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투세 폐지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개인 투자자 1%도 안 되는 자산가들이 납부할 금투세가 폐지된다면, 그 혜택은 다수의 ‘개미’가 아니라 극소수의 ‘슈퍼개미’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처장은 해외로 투자자들이 떠날까 봐 걱정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반박하며, “국내 주식 투자 시 공제 금액이 5천만 원인 반면, 해외는 250만 원으로, 세금 부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연속 세수 결손을 공식화하고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 재벌 대기업 감세를 규탄한다”며, “해묵은 낙수효과에 기댄 감세 정책만 내놓는 윤석열 정부의 감세 완결판을 국회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동적 성장과 민생 안정 지원을 위한 세원 확충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국회의원 윤종오, 정혜경, 전종덕(진보당) 의원과 함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여러 시민 단체가 공동 주최하였다. 참석자들은 세법 개정안이 양극화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