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청년들과 이태원 참사 200일 국회포럼 개최
“기억의 투쟁이야말로 ‘세월호 세대’인 우리의 정치”
– 14일(일) 오후 3시, 이태원 참사 200일 국회포럼 <단 한 평도 내어주지 않는 국가> 개최
– 포럼 기획한 청년들 “‘세월호 세대’로서 기억할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국가 바꾸고 싶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된 애도의 출발점”
– 김진이 연구자 “기억공간 제도화 과정에서 피해자 조직 참여권 보장되어야”
– 노진철 교수 “고통 당하는 사람들의 애도와 추모를 공적 영역으로 전환해야”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협·용혜인의원실, 이태워 참사 200일 맞아 대학별 간담회 나선다.
이태원 참사 200일을 맞아 청년 50여 명이 국회에 모였다. 5월 14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진실과 치유의 기억공간을 위한 국회포럼 <이태원 참사 200일, 단 한 평도 내어주지 않는 국가>가 개최되었다. 이 포럼은 용혜인의원실에서 임명한 청년·대학생 특별보좌역이 직접 기획했으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4.16연대, 국회의원 용혜인·남인순·장혜영, 국회 생명안전포럼 등이 함께 주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양정숙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용혜인 의원은 “토론회를 함께 준비한 청년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청소년이었고, 스무 살을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태원 참사를 마주한 ‘세월호 세대’”라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회적 치유를 만들고 기억의 투쟁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세월호 세대인 우리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 주간을 맞아 대학별 유가족 간담회를 개최한다”며 “일상에서, 대학 곳곳에서 빼곡하게 기억의 순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용혜인 의원의 청년특별보좌역(김수민·박새은·박새은·원지영·장재원)은 “청소년 시기에 세월호 참사를 겪었다”며 “비슷한 참사가 반복되는 현실에 막막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분향소 지킴이 등의 활동을 하며 기억할 공간을 단 한 평도 내어주지 않는 국가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청년인 우리가 직접 국회를 움직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포럼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범한 대학생이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인스타툰 용혜인 의원 청년특별보좌역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별구르미 계정(@remember_itaewon))
을 게시하는 등 또래 청년들을 국회에 초대하기 위해 해왔던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최정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은 “진정한 추모공간은 혐오시설이 아닌 생활공간 속에 살아 숨쉬는 희망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등이 이뤄지는 것이 제대로 된 애도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안은정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 활동가 역시 “재난 참사에서 기억을 한다는 것은 그냥 슬퍼하는 것을 넘어 책임을 묻고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기억공간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는 진상규명을 위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세월호 참사와 대구 지하철 참사를 연구한 김진이 연구자의 발제가 이어졌다. 김진이 연구자는 “세월호 참사와 대구 지하철 참사가 공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은 구조적 실패”라며 “구조적 실패가 사회적 기억의 촉구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자는 “기억공간의 제도화 과정에서 피해자 조직의 참여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난 사회적 참사의 기억공간 조성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던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이철로 용산시민연대 운영위원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주민과 상인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 운영위원은 “추모 공간이 지역 상권을 해친다는 상인들보다 추모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상인들이 더욱 많다”며 “특별법 제정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주민과 상인의 간접적 피해를 보상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대구 지하철 참사의 기억공간 조성 과정에 기반한 심도 깊은 토론도 이뤄졌다. 이현정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등학교와 경기도교육청은 기억공간을 제거하는 방법만 모색했다. 기억공간의 의사결정이 정부나 지자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을 비판했다. 노진철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대구시민안전파크는 대구시와의 갈등 등 정치적 조건의 미성숙으로 공적인 추모공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애도와 추모는 고통 당하는 사람들의 애도와 추모를 사적인 것으로 놔두지 않고 공적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날 포럼에는 약 50여 명의 청년들이 함께했다. 포럼이 끝난 이후, 청년들은 ‘200시간 집중추모행동’에 연대하는 포스트잇을 모아 국민의힘 앞 농성장에 전달했다.
한편, 용혜인 의원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시민대책회의는 5월 15일 저녁 7시 서울대학교를 시작으로, 두 주 간 수도권 대학 곳곳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간담회를 이어간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 200일인 오는 16일까지 진상조사·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200시간 집중추모행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