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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법원은 참사 책임자 ‘해경지휘부’ 2심 재판 제대로 판결하라”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7일 오후 1시 30분 해경지휘부 2심 판결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앞(법원-검찰청 삼거리)에서 해경지휘부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1심 재판에서 해경지휘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 관련 전원 무죄를 받았고, 세월호참사의 희생을 국가의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던 8년이 지났다.

이들은 지난 1심 판결의 근거를 비판하고, 안전사회로 전환에 있어 사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아, 사법부가 2심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주길 요청했다.

1심 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고 밝혔다. △ 법률과 메뉴얼 상 해경지휘부의 책임은 명확하며, △ 해경이 기본을 지켰다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과 △ 1심 무죄 선고의 근거로 사용된 ‘상황의 급박성 인지 부족’은 귀책 사유가 될지언정, 면죄부의 근거가 아니라 밝혔다. 또한 마찬가지로 1심 무죄 선고의 근거로 사용된 △ ‘의사소통의 오인 가능성’조차 내막을 들여다보면, 해경지휘부의 책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법률과 메뉴얼에 따르면 해경 각급 구조본부는 선박의 침몰, 침수, 전복 등 해양 사고 발생 시, △ 신속히 구조본부를 가동하고 △ 위험 단계에 따른 구조계획을 세워 △ 현장 세력 배치 및 관련 기관에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통보 하달할 의무, △ 적절한 지시를 내리고 이행이 되는지 확인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또한, △ 상식적으로 세월호참사 현장에서 누구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퇴선 조치’를 해경이 하지 않은 것이 ‘선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음은 광주고법이 인정한 바가 있다.

그럼에도 △ 해경지휘부는 상황실에 늦게 임장하여 구조본부의 가동을 불확실케 하였으며, 구조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현장 구조세력에게 명확한 정보와 지시를 전달하지 않은 채 보고만 종용했으며, 결국 어느 누구도 퇴선 지시를 현장 구조세력에게 전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해경이 기본적인 의무를 지키지 않아, 세월호 침몰 사고가 국민 304명의 희생된 참사가 되었으므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 마땅히 적용된다는 것을 주장했다.

△ 또한 해경지휘부는 8시 54분 목포해경 상황실에 최초로 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30도, 40도 이상으로 기울어가는 세월호의 시간대별 기울기 정보를 접수하고 있었다.

관련하여 해양수색구조메뉴얼은 ‘선박전복의 경우 선박이 버티는 시간은 30분’이므로 즉각적인 구조작업이 진행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충분한 정보에도 위급성을 판단하지 못한 것은 귀책 사유여야 옳지, 면죄부의 근거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입장이다.

△ 의사소통의 오인 가능성의 책임 중 상당부분이 해경지휘부에게 있음 또한 외쳤다. 지휘부가 진도 VTS로 부터 보고받은 세월호의 기울기 등의 정보를 123정에게 전달하지 않았으며, 세월호 승객 인원을 헬기 등 구조세력에게 전달하지 않은 것이 현장구조세력의 구조행위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스넷(광역위성통신망, 해경지휘통신망)이 설치되지 않아 KCG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었던 123정에게 지속하여 KCG상 지시를 내린 해경지휘부가 의사소통의 오인을 불러일으킨 주체라 밝혔다.

관련하여 현장세력인 123정장에 대한 광주고등법원의 판결에서, 재판부는 1년을 감형하며, 해경지휘부 등의 해경에게 승객구조의 공동책임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김종기 운영위원장(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1반 수진 아버지)은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지시하고 전체적인 상황을 지휘해야 하는 해경지휘부에게 그저 직책을 위한 권한만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되는 건지 재판부에 묻고 싶다”며,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 아닌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 9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싸워온 유가족과 국민의 깊은 고통과 상처를 위로해달라”며 유가족으로서 재판부에 강력히 요청했다.

한미경 4.16연대 대외협력위원장(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은 “세월호참사 이후 8년간 외쳤던 ‘책임자 처벌’ 구호를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또 다시 외치고 있다”며, 책임을 물어야 할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면 이러한 일이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민애 4.16연대 진상규명위원장(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월호참사대응TF)는 “재난은 언제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발생하고, 피해 규모도 예상하기 어렵다”며, “현장에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이들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현실이다. 현장 출동 공무원은 제대로 지휘받지 못한 경우에도 처벌을 감수해야 하고, 지휘부는 현장과 통신이 원활하고 모든 상황의 정보를 알고 예측가능한 상황이 전제되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누가 현장에 출동하여 최선을 다해 구조하고자 할지, 국민들은 재난 상황에서 국가가 최선을 다할 것을 기대할 수 있을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태호 4.16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몰라서’, ‘안이하게 판단했기에 처벌할 수 없다는 비상식적인 논리가 버젓이 작동하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세월호참사라는 큰 재난참사에서조차 해경 지휘부가 처벌되지 않았기에 피해가족이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직접 정의를 찾아 싸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해경지휘부 처벌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재판이며,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 외쳤다.

한편 오는 20일, 해경지휘부에 대한 2심 재판(서울고등법원 2021노453, 피고인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외 10인)의 판결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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