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때문에 죽었습니다” 불법 채권추심에 분노한 시민사회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롤링주빌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한국금융복지상담협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는 1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에 불법 채권추심 사망 사건의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사망 사건을 통해 불법 채권추심의 문제점과 경찰의 부실 대응이 드러났다고 강조하며, 정부와 국회의 책임을 질타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30대 여성이 불법 채권추심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사채업자로부터 수십만 원을 빌린 후 연이율이 수천 %에 달해 한 달도 안 돼 1천만 원 이상의 빚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연체료 압박에 시달리며 다른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빌려 돌려막기까지 했고, 이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은 고인에게 수시로 연락하며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강행했다. 심지어 고인의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 교사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극악무도한 행위를 저질렀다.
단체들은 불법 채권추심의 폭력성과 경찰의 부실 대응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이 더욱 가혹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기존의 보호 제도는 무력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찰의 날 축사에서 “서민고통 민생범죄를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발언은 고인의 죽음과 유족들의 눈물 앞에서 공허하게만 들린다.
시민사회는 최고 이자율 10% 인하, 최고 이자율을 넘는 채권 무효화,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는 채권추심자 범위 확대, 채무자 대리인 제도 강화, 불법 채권추심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등의 요구를 해왔다. 그러나 국회는 금융업계 눈치를 보며 제도 개선을 미뤄왔고, 정부는 채무자 보호제도 집행에 소홀했으며, 경찰은 민생을 챙기는 대신 권력자를 보호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불법 채권추심의 고통은 고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도 많은 한계 채무자들이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며 불법 추심의 위협을 받고 있다. 고인의 사망 사건은 시민사회단체들에게 불법 채권추심 금지 및 채무자 보호를 위한 역할을 되새기고 각오를 다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고인을 추모하며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