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주요 기사

백종원 사진 붙여 미국에 파는데… 더본코리아, 아마존 ‘틀린 태극기’ 질의받고서야 내렸다

27일 오전 아마존 TBK THEBORN 묶음상품 페이지에 걸려 있던 김치양념분말 판매 사진. 태극기 오른쪽 위와 오른쪽 아래 괘가 똑같은 모양으로 그려졌다. 이 페이지는 이날 오후 삭제됐다. (출처=아마존 TBK THEBORN 판매 페이지)
27일 오전 아마존 TBK THEBORN 묶음상품 페이지에 걸려 있던 김치양념분말 판매 사진. 태극기 오른쪽 위와 오른쪽 아래 괘가 똑같은 모양으로 그려졌다. 이 페이지는 이날 오후 삭제됐다. (출처=아마존 TBK THEBORN 판매 페이지)

한글날 전후 지적받고도 반쪽 교체… 본지 질의 뒤에야 묶음상품 페이지 7곳 내려

더본코리아가 미국 아마존에서 파는 수출용 김치양념분말의 판매 이미지에 괘가 틀리게 그려진 태극기가 실렸다. 회사는 지적이 나온 뒤 단품 판매 페이지의 사진만 바꿨고, 같은 제품을 묶어 파는 상품 페이지에는 문제의 사진을 27일 오전까지 남겨뒀다. 묶음상품 페이지는 본지 질의 뒤인 이날 오후 모두 내려갔다.

27일 아마존 미국 판매 페이지에 따르면 ‘TBK THEBORN Korean Cooking Bundle – Korean Spicy Stir-Fry Sauce & Kimchi Recipe Spice Mix’ 상품의 8번째 판매 이미지는 양념에 버무린 배추김치 위에 이쑤시개 태극기를 꽂은 사진이었다. 이 상품은 더본코리아의 매운볶음소스와 김치양념분말 1.6kg을 묶은 세트로, 간장볶음소스 세트 페이지에도 같은 사진이 쓰였다.

사진 속 태극기는 오른쪽 위와 오른쪽 아래 괘가 똑같이 이어진 막대 한 줄과 끊긴 막대 두 줄로 그려져 있다. 정상 태극기라면 오른쪽 위에는 가운데 줄만 이어진 감괘, 오른쪽 아래에는 세 줄이 모두 끊긴 곤괘가 들어가야 한다. 태극기의 네 괘는 모두 모양이 달라 같은 괘가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이 사진은 한글날을 하루 앞둔 이달 8일 디시인사이드 ‘백종원의 골목식당’ 갤러리에 판매 페이지 캡처와 함께 올라오며 처음 지적됐다. 개천절(3일)과 한글날(9일) 등 국기법이 태극기를 달도록 정한 국경일이 이어지던 때였다.

아마존 이미지 서버에 남은 파일 등록 기록을 보면 괘가 틀린 사진은 5월 19일 올라갔고, 김치양념분말 단품 페이지에 새로 걸린 바로잡힌 사진은 첫 지적 나흘 뒤인 10월 12일 올라갔다.

회사는 단품 페이지 사진만 바꿨고, 묶음상품 페이지 두 곳에는 27일 오전까지 같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본지 질의 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김치양념분말이 들어간 묶음상품 페이지 7곳은 모두 아마존에서 ‘페이지를 찾을 수 없음’으로 바뀌었다. 바로잡힌 사진을 쓴 단품 페이지만 남았다.

■ ‘한식 세계화 선두주자’라더니… 대표 서명 걸린 페이지에 틀린 국기

같은 아마존 묶음상품 페이지에 실렸던 마지막 판매 사진. Crafted by Korea's Master of Flavor(한국 맛의 대가가 만들었다) 문구 아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영문 이름과 CEO 직함, 서명이 들어갔다. (출처=아마존 TBK THEBORN 판매 페이지)
같은 아마존 묶음상품 페이지에 실렸던 마지막 판매 사진. Crafted by Korea's Master of Flavor(한국 맛의 대가가 만들었다) 문구 아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영문 이름과 CEO 직함, 서명이 들어갔다. (출처=아마존 TBK THEBORN 판매 페이지)

같은 판매 페이지의 마지막 이미지에는 ‘THE BORN KOREA OFFICIAL AMAZON SELLER(더본코리아 아마존 공식 판매자)’라는 띠와 ‘Crafted by Korea’s Master of Flavor(한국 맛의 대가가 만들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그 아래에는 ‘PAIK JONG WON, CEO’라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이름과 서명이 실렸고, 제품 용기 라벨에도 백 대표의 사진과 조리법 QR코드가 인쇄돼 있다.

회사는 이 제품군을 수출 사업의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8월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수출 판매전략으로 ‘해외에서 한식을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된 QR 소스 제품을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7일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 글로벌 외식 기업 더본코리아입니다’라는 안내가 가장 먼저 나온다. 사명에 ‘코리아’를 넣고 한식 세계화를 내건 회사가 미국 아마존에서 국가 상징을 틀리게 그린 사진으로 한식 양념을 팔고 있는 셈이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백 대표의 지분은 6월 말 기준 59.3%이고,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은 73.6%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식품 관리와 관련한 행정 제재도 받았다. 회사는 4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원재료의 보관과 사용을 금지한 식품위생법 제44조 제1항 제3호 위반으로 과징금 2569만원을 부과받았고, 2월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과태료 1260만원을 받았다.

본지는 27일 오전 더본코리아 측에 괘가 틀린 태극기 사진을 사용한 이유와 지적 이후에도 묶음상품 페이지를 수정하지 않은 경위 등을 물었다.

더본코리아 측은 이날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단품 상품 페이지의 사진은 모두 수정했으나 묶음상품 페이지에 기존 이미지가 남아 있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사진에 대해서는 원본을 확인한 결과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이미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부서에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잘못된 태극기 이미지가 사용된 경위 등에 대한 회사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ESC 또는 배경 클릭하여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