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코노미 승객들 몰래 짐 내리고 파리 출발 논란
대한항공이 8월 14일(한국 시간) 인천에서 파리로 향하는 KE901 항공편에서 가장 저렴한 좌석인 이코노미 클래스(비즈니스·퍼스트 제외) 승객들 몰래 100여 개의 수하물을 고의로 빼놓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측은 21일 뉴스필드에 “해당 항공편은 패럴림픽 선수단 수송으로 수하물 탑재 공간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일부 승객들의 짐을 하기시켰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유명 커뮤니티에서 2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다.
피해자 A씨와 커뮤니티, 대한항공 측의 취재를 종합하면 출국 시 대한항공은 “수하물이 덜 실려 탑재 중이다”라고 안내하며 1시간 파리행 출발이 지연됐다.
이 당시에도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들은 자신들의 수하물이 하기 조치되고 있는지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
14일 오후 6시 30분 파리 도착 후 A씨는 40분가량 자신의 캐리어를 컨베이어벨트에서 기다렸다. 대한항공이 이때까지도 승객들의 짐을 한국에 내려놓고 출발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항공 데스크로 가보니 수십 명의 승객들이 수하물 누락으로 항의 중이었다.
현장에서 최초로 대한항공 측은 “수하물이 실수로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출발 1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만 안내하고, 이코노미 승객의 짐을 빼놓고 있는 사실을 숨긴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 출발 전 승객들에게 수하물 탑재 완료 메시지까지 보냈다. 그러나 피해자의 항의 메일에 대한 답변에서는 사전 안내가 어려웠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그러나 승객들이 ‘수하물 탑재 완료’ 메시지와 한국에서 ‘수하물 탑재로 1시간 출발 지연된다고 안내된 상황’ 등을 따졌다.
그러자 대한항공 측은 “장애인 올림픽 선수단 짐이 생각보다 많아서 탑재된 이코노미 승객들 짐을 빼느라 연착이 되었다”고 실토했다.
A씨는 “한국에서 고지를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하니 (대한항공 관계자가) 탑승을 다 했는데 그때 말해도 달라질 건 없었을 것 같아서 그냥 뺐다고 뻔뻔하고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연고지 없는 분들은 급한 대로 숙박비 명목으로 50유로(7만 4646원 가량)를 가져가고 나중에 변호사 선임해서 대한항공 상대로 소송을 하라는 무책임한 대답을 들었다.
더욱이 A씨는 사건 발생 다음 날 대한항공 측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수하물의 도착시간에 대한 안내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연락이 오지 않자 콜센터에 문의했으나, 직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러 차례의 연락 끝에 보상팀과 연결된 A씨는 호텔비 외에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형식적인 이메일을 받았다. 다른 승객들도 보상팀과의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도착 다음 날인 15일에 수하물 수령 여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많은 승객들이 숙소 예약조차 못 했다”고 밝혔다. A씨는 “15일 저녁에 수하물을 받은 승객도 있었지만, 저는 14일 도착 후 즉시 스페인으로 순례길을 떠나야 했고, 결국 16일 새벽 3시에 수하물을 받은 후야 출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처음에 파리 현장 대한항공 직원의 대응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여러 직원과의 대화 후 그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의로 짐을 빼놓은 사건이 실수로 치부될 수 없으며, 가장 화나는 것은 사전 및 사후 대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대한항공이 충분한 고지 시간을 가지고도 지연된 수하물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하고 책임자와의 통화도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스페인에서 순례길을 걷고 있으며, 이 상황이 너무 어이없고 억울해 제보했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하여 대한항공은 뉴스필드에 “해당 항공편은 패럴림픽 선수단 수송으로 수하물 탑재 공간이 부족하여 안전 운항을 위해 불가피하게 불편을 드리게 되었다. 해당 승객분들과 말씀 나누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