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의 건설공제조합 사금고화 논란 … 조합 사업 무관 건설협회에 5년간 수백억 흘러가
건설공제조합 사업과 무관하게 5년간 수백억원의 조합 자금이 대한건설협회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토교통위원회 진성준 의원실이 공개한 최근 5년간 건설공제조합이 대한건설협회 관련 예산 지원 규모는 495억2000여만 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예산이 건설공제조합 업무와 상관이 없는 사업인데 불구하고 대한건설협회로 들어간 것이다.
건설공제조합은 1963년 건설사들이 출자해 설립했고, 건설공사에 필요한 보증과 건설사에 대한 대출 등의 금융업무를 하는 민간조합이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업자의 권익옹호, 건설업 관련제도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건설업 단체이다.
그런데 건설공제조합 업무와 상관 없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대한건설협회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진성준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은 대한건설협회장이 회장·이사장으로 있는 4개 단체(한국건설산업연구원,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건설기술교육원,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에 2016년~2020년 사이 338억7000여만 원이 흘러 들어갔다.
아울러 조합이 건설공사 보증과 대출과 상관없는 대한건설협회의 ▲건설산업 CEO 미래전략포럼 ▲건설경제신문 광고비 ▲언론 홍보비 ▲협회 사무실 임대료 등을 포함하면 5년 동안 총 495억2000여만 원을 지원해왔다.
그밖에 협회는 조합과 무관한 행사임에도 일방적인 금액 산정 후 분담분(80~90%)을 지급하라며 건설공제조합에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이를 포함한 대부분을 건설공제조합에서 부담했음에도 생색은 대한건설협회장이 내는 경우가 대다수다”고 주장했다.
또한 2020년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회에서, 대한건설협회장이 건설공제조합과 연관이 없는 대한건설협회의 재정난을 별안간 언급하며 약 66억원에 달하는 금액에 대해 건설공제조합이 지원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후 대한건설협회는 일방적으로 WCB (Weekly CEO Brief : 협회와 조합이 회원사들에게 공동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히며 해당 사업에 매년 60억원을 책정했고, 대한건설협회는 건설공제조합에 일방적으로 해당금액(책정된 60억원)을 납부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건설공제조합은 해당 사업은 협회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으로 협의된 바 없다고 밝힘에 따라 결국 무산됐다.
A씨는 “이와 같이 대한건설협회는 건설공제조합의 예산을 마치 사금고인양 무분별하게 가져가는 등 경영·경제에 간섭해온 관행이 점점 지나쳐, 최근에는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이 대한건설협회장의 경영 간섭에 못이겨 사임을 표하는 등 건설협회와 공제조합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건설협회와 건설공제조합을 감독하는 국토부는, 정작 이 상황을 건설공제조합 경영진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그저 방관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