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 식별 쉽게 하겠다던 리뉴얼에 가독성 논란…소비자들 “부모님이 드시는데 다 영어”, “다른 브랜드인 줄”
대상 청정원이 12년 만에 파스타 소스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전면 변경한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한글 중심의 제품명을 영어 중심으로 바꾸면서 가독성이 떨어지고 제품 구별도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회사가 내세운 디자인 개선 취지와 실제 소비자 반응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3일 국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의 인기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2분 올라온 ‘반응 안 좋다는 바뀐 청정원 파스타 소스병’이라는 게시물은 오후 8시 30분 기준 조회수 8만 8506회, 댓글 980개를 기록했다. 게시물에는 기존 제품과 변경된 제품의 포장을 비교한 이미지가 올라왔으며, 한글 표기를 줄이고 영어를 강조한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기존 청정원 파스타 소스는 ‘토마토’, ‘로제’, ‘베이컨토마토’, ‘비스크로제’, ‘아라비아따’ 등 제품명을 한글로 크게 표시했다. 그러나 변경된 포장에서는 ‘TOMATO’, ‘ROSE’, ‘BACON TOMATO’, ‘BISQUE ROSE’, ‘ARRABBIATA’ 등 영어가 전면에 배치됐다. 한글 제품명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영어보다 작은 글씨로 표시되면서 국내 소비자의 제품 식별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고령층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 이용자는 “아 우리 부모님 이것만 드시는데 다 영어로 바뀌네 싫다”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기존 디자인이 제품 종류를 알아보기 쉬웠다며 새 포장은 제품별 구분이 어렵고 구매 의욕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먹던 거 사러갔다가 단종된 줄 알겠다”며 기존 제품과 달라진 외관에 혼란을 나타냈다.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배경색이 진해서 검정색 글자 눈에 잘 안들어옴”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이용자는 “어머 나 저거 다른브랜드인줄알았어”라고 반응했다. 기존 포장이 더 고급스러웠다는 평가와 함께 새 디자인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이용자는 병뚜껑이 얇아졌다며 원가 절감 가능성까지 제기했지만, 실제 포장재 규격이나 제조원가가 변경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대상 청정원은 지난 9월 30일 파스타 소스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12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고 발표했다. 청정원 브랜드의 타원형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고 제품명을 크게 배치해 주목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토마토와 크림, 로제 등 소스 종류에 따라 색상을 달리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은 유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당시 양승철 대상 C소스BO장(소스 사업 부문 책임자)은 소비자가 청정원 파스타 소스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을 전면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온라인 반응에서는 회사가 강조한 직관성과 가독성이 오히려 주요 불만으로 떠올랐다. 제품명을 크게 표시하더라도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한글 대신 영어를 강조하는 방식이 구매 편의성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은 일부 이용자의 반응으로 전체 구매자의 평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이번 디자인 변경이 실제 판매량 감소나 소비자 이탈로 이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제품명을 영어 중심으로 바꾸면서 소비자 불편이 제기된 만큼, 대상이 한글 표기의 가독성과 기존 고객의 구매 편의성을 어떻게 보완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