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대 법인대리기사들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15일, 수도권 법인대리기사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법인대리운전업체의 갑질과 불공정 관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현대건설, SK, 엘지 등 주로 대기업 임직원을 고객으로 하는 법인대리기사이며, ‘수도권법인기사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국회와 정부에 조사 및 시정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법인대리운전업체들은 소속 기사들에게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할 배차권을 빼돌리고, 사측이 운영하는 특정팀에 몰아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사들이 일감을 박탈당하고 있으며, 업체들은 기사가 아플 경우에도 매일 가상계좌에서 일비를 강제로 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달 기사 한 명당 2만 원에서 3만 원의 관리비를 수천만 원씩 뜯어가지만, 그 내역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법인대리기사들은 특정 단체보험 가입을 강요받고 있어 매년 수백만 원의 중복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며, 동의 없이 경조사비를 징수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일부 업체들은 고객 요청이 아님에도 여성 기사에게 가는 콜을 차단하는 성차별 행위도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배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엄격한 복장 규제와 업무 지시를 받고 회사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불이익 제제를 받고 있다”며 “퇴직금도 없고 4대보험도 제대로 적용 안 되는 특수고용직으로 만든 게 누구입니까. 주면 주는대로 받아야하고 자르면 잘리는 대로 어디가서 하소연 할데도 없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권리를 가진 노동자로 인간으로 대해 달라는 것”이라며, “1,8000 법인기사들과 함께 투쟁하고 쟁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도권법인대리기사대책위원회는 10월 14일, 법인대리운전업체 7곳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결한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는 각오를 다지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권익 향상을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