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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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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청소년 비만약, 부작용 급증 우려…식약처, 안전성 검증 촉구

비만치료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제공
비만치료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제공

최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한국 법인이 청소년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4월 24일,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자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12세 이상 청소년들도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성인 대상 부작용 증가와 오남용 문제, 그리고 청소년 임상 데이터 부족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위고비의 청소년 적용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 청소년 비만 치료, 새로운 대안인가 불안한 시도인가

위고비는 원래 성인 비만 및 당뇨 치료를 위해 개발된 GLP-1 유사체 약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18세 이상 성인 중 특정 체질량지수(BMI) 기준을 충족하는 비만 환자에게만 처방이 허용되고 있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위고비의 청소년 처방이 없었던 것은 관련 허가 신청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2021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에게 위고비 사용이 승인되면서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4월 24일 한국 노보 노디스크는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까지 위고비 적응증을 확대하는 내용의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했다. 이는 국내 청소년 비만 문제 해결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동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7일 성명을 통해 식약처가 위고비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를 심사함에 있어, 아시아인 청소년 대상 임상 사례와 장기 복용 임상 시험 결과를 통해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한 후 승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달리 성장 발달 단계에 있어 약물 복용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성인 부작용 급증, 청소년 적용에 ‘빨간불’

현재 성인에게 처방되고 있는 위고비의 부작용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의 부작용 사례는 49건이었으나,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는 94건으로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고비 처방 환자 수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지만, 이상 사례의 증가는 약물 부작용 경험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위고비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구역, 구토, 변비, 설사, 급성 췌장염 등 위장 관련 문제들이 꼽힌다. 이외에도 두통, 담석증, 모발 손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유발 등이 보고됐다. 특히 최근에는 시신경 손상 유발 가능성(유럽의약품청, EMA)과 경구피임약 효과 저하(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 MHRA)와 같은 새로운 부작용 사례들이 밝혀지며 우려를 더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들이 청소년에게도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과거 비만약 ‘퇴출’ 사례, 신중론에 힘 싣다

과거에도 여러 비만 치료제들이 부작용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들이 있어 위고비의 청소년 적용에 대한 신중론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에버노스 연구소의 우르바시 파텔 연구팀에 따르면, 위고비를 중단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비용과 위장 부작용이었다. 196,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 GLP-1 약물 복용 시작 후 3개월이 지나면 26% 이상이, 1년이 지나면 36.5%가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단 이유로는 비용, 체중 감량 목표 달성, 기존 부작용 발생, 새로운 위장 부작용 발생 등이 지목됐다.

특히, 장기 복용에 따른 성장 발달 지연 등 청소년에게 미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청소년에게 GLP-1 계열 약물을 무분별하게 처방하는 것은 과의학화의 일례이며 신진대사나 성장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시부트라민’과 ‘벨빅’ 등 상당수의 과거 비만 치료제들이 장기 안정성 문제로 시장에서 퇴출된 전례가 있다. 시부트라민은 심장 및 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 증가로 10년 만에, 벨빅은 암 발생 가능성 확인으로 5년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는 비만 치료제들이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안전성을 재평가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청소년 대상 허가에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위고비는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불과 4년밖에 지나지 않은 신약이다. 따라서 장기 복용에 대한 임상 시험 데이터가 부족하고, 특히 청소년 대상 임상 사례 수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에서 2022년 FDA의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제 허가는 STEP TEENS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는데, 이 연구에는 12~18세 소아·청소년 201명이 참여했다. 68주간의 치료 결과 BMI는 16.1% 감소했지만, 국내에는 아직 관련 연구가 전무하며, 아시아 인종이 3명 포함된 해외 임상 연구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오남용 우려 불식, 식약처의 철저한 검증 요구

청소년은 성장기에 있어 건강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약물 부작용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약처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식약처는 “국내는 외국보다 BMI 기준이 상이하여 청소년 기준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라며, “적응증 확대와 함께 오남용 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현재 성인 대상 대면 처방에서도 오남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식약처의 이러한 입장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상황이다.

특히, 위고비의 청소년 승인은 단순한 의학적 치료 효과를 넘어 체중 감량, 다이어트 등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식약처에 다음과 같은 강력한 요구를 전달했다.

첫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성인 대상 위고비 처방과 관련하여 정기적인 오남용 집계 및 철저한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둘째, 위고비 청소년 적응증 확대에 앞서 한국 노보 노디스크가 제출한 ‘위험성 관리 계획(RMP)’을 비롯한 청소년 대상 임상시험 및 장기 안정성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시판 후에도 능동적인 약물 감시 계획을 면밀히 이행하고 안정성 모니터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고비의 청소년 적응증 확대는 비만으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볼 때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과거 비만 치료제들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식약처는 어떠한 외부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과학적 근거와 청소년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심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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