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탁상공론 중단해야”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 발표에 반발하며 사무금융노조, 금융산업노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가 19일 오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이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명분과 달리, 금융산업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동근 사무금융노조 사무처장은 “금융위는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카드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이미 전체 카드 가맹점의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며 “연 매출 10억 원 미만 가맹점은 세액공제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카드 수수료가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임 처장은 “현재 적격비용 제도는 카드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구조”라며, “정부가 내수 부진을 초래한 책임을 민간 기업에게 떠넘기는 것이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카드수수료를 직접 규제하지 않고 독과점 제한 등 간접 규제를 적용하며, 호주는 제도 도입 후 효과가 미비하자 2016년에 폐지했다”고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카드수수료 규제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최호걸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금융산업의 핵심은 신뢰와 안정성인데, 금융위가 카드산업을 ‘죄악시’하는 태도는 금융산업의 위험을 높이고, 피해는 결국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원칙 없는 관치금융이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시장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지헌 노조 롯데카드지부장은 “2012년 이후 카드수수료는 3조 4천억 원가량 인하됐음에도 금융위는 여전히 수수료 인하만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카드사의 주된 수익원은 가맹점 수수료지만, 수익 감소로 인해 카드론 같은 금융상품과 다른 산업으로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며, “무책임한 탁상공론식 정책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은 정종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의장과 장문열 금융산업노조 우리카드지부장이 맡았다. 이들은 카드수수료 인하가 금융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중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은 소상공인 보호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금융업계의 반발로 정책 실행 여부와 방향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