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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경직성 심화’…LG·삼성 등 대기업 고용 정체, 신규 채용 줄고 퇴직자도 감소

경기 침체와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규 채용은 크게 줄고 기존 직원들의 퇴직 또한 감소하는 ‘고용 정체’ 현상이 뚜렷하다. LG전자, 삼성SDS,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이러한 고용 경직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리더스인덱스가 5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한 152개사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전체 신규 채용 인원은 15만4,266명으로 전년보다 12.0%(2만998명) 감소했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29.9%(6만5,784명)나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퇴직자는 6만9,354명으로 전년 대비 12.0%, 2년 전 대비 8.7% 줄었다.

■ ‘덜 뽑고 덜 나가는’ 고용 경직성 심화

전반적인 채용 감소세 속에서도 인력 순환의 ‘고착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신규 채용이 퇴직자의 2.9배에 달했으나, 2023년과 2024년에는 2.2~2.3배 수준에 머물렀다.

퇴직자 규모는 줄었지만 신규 채용의 감소 폭이 더 커지면서 인력 교체 흐름이 더뎌지고 있다. 기업 95곳이 채용을 줄였고 53곳만이 채용을 늘렸으며, 한 곳은 변동이 없었다.

■ LG·삼성 등 주요 기업 채용 한파 주도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2차전지, 서비스, 석유화학 등 전반적으로 업황이 어려운 분야에서 채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 업종은 2024년 신규 채용이 3만7,657명으로 2년 전 대비 49.2% 감소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퇴직자는 2022년 2만2,769명에서 2024년 1만3,494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LG 계열사들의 채용 위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이노텍은 신규 채용이 2년 새 48.2% 감소했고 , LG디스플레이는 2년 새 무려 65.5% 급감했다. LG전자는 2022년 2만65명에서 2024년 1만3,956명으로 2년 새 30.4% 줄었다.

2차전지 업종의 경우 채용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채용이 2년 새 80.4%나 감소했으며, 동시에 퇴직자는 크게 증가해 인력 규모를 줄이는 긴축 기조가 뚜렷했다. 서비스 업종도 2년 새 신규 채용이 41.5% 줄었고, 퇴직자는 78.6% 급증했다.

서비스업 내에서는 삼성SDS가 2년 새 채용을 57.4% 줄이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카카오 역시 2년간 채용이 63.9% 줄었고, NHN은 신규 채용이 2년 만에 75% 급감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퇴직자 수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채용만 2년 새 48.4% 줄었다. LG화학은 2년 새 신규 채용이 87.6%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감축을 단행했다.

이러한 수치들은 기업들이 경영 상황을 핑계 삼아 젊은 인재 채용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청년 고용을 줄이는 행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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