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산자부는 나쁜 기업 KEC의 국책사업자 선정 당장 취소해야”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는 11일 “반도체제품 및 부품 제조업체 KEC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전기자동차 및 신재생에너지용 1200V급 Trench형 SiC MOSFET 소자 개발’ 국책과제 2단계에 최종 선정됐다고 6일 공시했다”며 “산자부의 이번 결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우려스럽고 유감이다”고 밝혔다.
KEC지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KEC는 국책사업자로 적합하지 않다. KEC그룹 곽정소 일가는 홍콩의 페이퍼컴퍼니 말리바를 통해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KEC지회는 “KEC 경영진이 그간 한결같이 말리바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 아무 상관없다’고 관계를 부인해 왔다”며 “그러나 금속노조 KEC지회는 말리바의 법인등록서류를 입수하고 주주 세 명 모두가 곽정소 회장의 친인척(부인과 아들)임을 확인했다. 대주주 일가를 둘러싼 의혹은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EC지회는 “KEC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주요 설비와 공정을 축소해 왔고 어셈블리 공장은 아예 폐쇄했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작년 11월에는 중국 CSMC와 IGBT 외주생산계약을 체결했다. 최저비용과 외주화는 KEC의 확고한 경영방침이다. 이번 국책사업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반도체 핵심소자개발이 산자부의 기대처럼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고용창출이라는 아름다운 미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KEC는 제조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부동산개발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KEC지회는 “KEC는 이런 욕망을 2014년 노후산업단지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당시 6만여 명이 넘는 구미시민들의 대대적 반대로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다”며 “그러나 회사가 그 꿈을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KEC는 제조업은 외주생산으로, 10만 평에 달하는 구미 공장부지는 상업용부지로 개발해 ‘꿩 먹고 알 먹겠다’는 야심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산자부는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에서 그랬듯이 국책사업에서도 KEC에 기회를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KEC지회는 “산자부는 KEC가 반사회적, 반인권적 불법을 일삼은 기업이란 걸 알고 있다. 국책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외주화로 KEC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그 길을 터줬다. 산자부는 KEC가 나쁜 기업이란 걸 알고 있다면서도 국책사업자로 참여하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핑계를 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