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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고시원 화재사고 … 17개 시민단체 “주거지원 조속히 확대하라”

9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KBS캡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일용직 노동자, 주거빈곤층이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 – 17개 시민단체 논평

9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17개 시민단체들은 주거빈곤층의 주거지원이 조속히 확대되야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나섰다.

주거권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집걱정없는세상 등 17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중년 노동자들이 잠든 새벽에 화재가 발생해 더 안타깝다”고 밝혔다.

주거실태조사에도 포함되지 않는 고시원에는 보증금을 마련하기 힘든 일용직 노동자들이 대부분 거주한다.

고시원은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스프링쿨러가 설치안된 오래된 건축물이라 인명 피해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주거권네트워크 등은 “이 비극적인 사고로 숨진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한국도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화재 사고가 발생한 고시원을 포함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택, 지하, 옥상,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는 주거빈곤가구는 전국 230만 가구에 달하며, 서울에만 약 70만 가구가 있다.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유엔주거권특보는 거리에 살고 있는 노숙인 뿐 아니라 고시원 등 ‘적정 주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 사는 사람을 홈리스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을 긴급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방청 화재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화재 사망자 306명 중 96명이 비주택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고시원, 여관, 쪽방 화재로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부 관행혁신위에서도 이같은 화재사고와 관련해 화재안전기준을 강화하고, 기존 건축물에 소급해 화재 안전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시원, 여관 등 주거빈곤계층 거주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 점검과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주거빈곤가구는 폭염, 화재, 재난, 물리적, 사회적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지난 10월 ‘취약계층, 고령자 주거지원방안’에서 발표한 대로 사각지대 없는 주거지원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거지원 확대 요구에 동참한 시민단체는 주거권네트워크와 나눔과미래, 민달팽이유니온, 빈곤사회연대,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서울세입자협회,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세입자협회, 집걱정없는세상,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 천주교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한국도시연구소, 홈리스행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인권센터 등 1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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