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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문송면 군 추모 30주기…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개최

산업재해 피해사례를 한자리에 모아내고 앞으로의 노동안전보건 과제를 도출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30년 전 수은 중독으로 사망한 문송면 군을 추모하기 위해 조직된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는 오는 17일 오후 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11호에서 ‘산업재해 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 과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추모위에 따르면 고 문송면 군, 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를 맞아 문송면에서부터 황유미까지 산재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직접 경험한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현실에 대해 증언한다.

또한 30년 동안의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역사를 돌아보고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도출하는 토론회가 기획됐다.

앞서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7월2일, 당시 온도계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15세 고 문송면 군(협성계공·현 협성히스코)은 ‘수은중독’이라는 직업병을 세상에 알리고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 문송면 군의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국내 최대 직업병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원진레이온 노동자들도 자신들의 ‘전신 마비’, ‘언어 장애’ 등이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직업병임을 알게 됐다.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은 이황화탄소(CS2) 중독 등 직업병 환자 915명 중 230명의 희생자를 기록하고 있다.

추모위 관계자는 “2018년, 이 시대의 문송면과 원진레이온 노동자는 셀 수 없이 많다”며 “2007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노동자 황유미를 시작으로 알려진 수많은 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병과 사망, 2015년 형광등 제조설비 철거과정에서 수은에 노출, 중독됐던 하청노동자 20여명, 2016년 삼성과 LG 핸드폰 부품 하청공장에서 불법파견 되어 일하다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한 7명의 청년노동자, 지하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사망한 19세 청년 노동자 김군, 2017년 현장 실습 중 커다란 적재기에 끼여 사망한 특성화고 이민호 군. 더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려 무방비하게 산업재해에 노출되는 이주노동자, 그리고 매년 6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건설현장, 매년 2400명이 넘게 산재 사망하는 대한민국 자체가 바로 이 시대의 문송면이며 원진레이온 노동자”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로사, 과로자살, 감정노동, 일터 괴롭힘 등 산재 종류와 내용은 더 다양해졌다”며 “공무상재해로 인한 부상조차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출근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선택한 이길연 집배원, IT업계에 일상화된 야근과 과도한 업무압박으로 우울증을 앓았던 장남순 웹디자이너의 과로자살, 가학적 노무관리와 일터 괴롭힘으로 3명의 조합원이 죽음에 내몰린 유성기업지회의 사례는 모두 기업에 의한 살인이며, 사회적 타살”이라고 지적했다.

추모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고,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다던 대통령의 말에 위로를 받기도 잠시, 청소년 노동자 건강권, 노동자 알권리, 치료받을 권리 등 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여전히 답보상태”라며 “이에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0주기를 맞아 문송면에서부터 황유미까지 산재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어렵게 한 자리에 모여 직접 경험한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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