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얘기할 때마다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과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검토 발언 이후 현대약품 주가가 급등했다며 정책 수혜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현대약품 주가는 관련 발언이 나온 시기에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후 최근 한 달 사이에는 3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등에 따르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발언과 현대약품 주가 상승 사이의 연관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본인이 의도했는지 의도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이라는 단서를 붙이면서도 “특정 약품의 주가를 띄우는 주식 리딩방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현대약품이 두 정책과 함께 거론되는 배경에는 회사의 의약품 사업이 있다. 현대약품은 영국 라인파마와 임신중지 약물 미프지미소의 국내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탈모 치료제 마이녹실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상 연관성만으로 정부 정책이 현대약품에 특혜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거나 마이녹실의 건강보험 적용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 대통령 발언 전후 주가 급등…이후 한 달 새 30.57% 하락
김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약품 주가는 대통령이 임신중지 약물 도입 검토를 언급한 7월 14일 6070원으로, 전 거래일 4675원보다 29.84% 상승했다.
8월 31일 6380원이던 종가는 9월 1일 8290원으로 29.94% 올랐고, 9월 8일에는 전 거래일 8420원보다 23.99% 상승한 1만440원을 기록했다.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상승률은 63.64%다.
김 의원은 탈모 치료제 마이녹실도 거론하며 대통령의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 당시에도 주가가 올랐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이 나온 지난해 12월 16일에도 현대약품 주가가 상승했다는 시세 자료와 보도가 확인된다. 다만 증권플러스의 당일 오전 11시 4분 시세 기사에는 이미 전 거래일보다 3.95% 오른 6580원으로 표시돼 있어, 오후 업무보고 발언 전부터 주가는 상승하고 있었다.
그러나 급등했던 주가는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16일 현대약품 종가는 7290원으로, 정부의 임신중지 약물 정식 도입 발표 다음 날인 9월 17일 종가 1만500원보다 30.57% 떨어졌다. 이는 19일 장중 가격이 아닌 직전 거래일 확정 종가 기준이다.
다만 9월 초 상승은 정부의 9월 16일 공식 발표보다 앞선 움직임이다. 주가 변동만으로 대통령 발언과의 인과관계나 특정 기업에 대한 의도적 이익 제공을 입증할 수는 없다.
조원철 법제처장도 국정감사에서 정책에 따른 시장 반응은 다른 경우에도 나타난다며 “그거를 이렇게 어떤 의도적인 이익을 주기 위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라고 반박했다.
■ 미프지미소 도입 목표 내년 1분기…이상준 대표 일가 지분 22%

주가 급등락과 별개로 실제 약물 도입에는 허가와 공급 준비 절차가 필요하다. 식약처가 허가 심사 상황을 설명한 시점은 지난 9월 16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16일 임신중지 약물의 국내 도입 목표를 2027년 1분기로 제시했다. 당시 신준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업체의 자료 보완과 허가 후 수입 절차 등이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신 국장은 2024년 12월 접수된 허가 신청에 대한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위해성 관리계획 등 보완 심사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는 확정 출시일이 아닌 목표 시점이다.
현대약품은 2020년 12월 영국 라인파마와 임신중지 약물 미프지미소(Mifegymiso)의 국내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함께 포장한 제품이며, 회사는 탈모 치료제 마이녹실도 판매하고 있다.
현대약품의 지난 15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 이상준 대표이사 지분은 4.22%, 부친이자 최대주주인 이한구 회장 지분은 17.88%다. 두 사람의 지분율 합계는 22.10%이며, 법인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전체 지분은 24.26%다.
주가 변동은 이들 보유주식의 평가액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정부 정책 결정에 관여했거나 실제 매매차익을 얻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현대약품은 지난 9월 16일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유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19일 현재 허가 심사 진척과 공급 물량 확보 등에 관한 회사의 새로운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