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백서에서 ‘실제 운영 중인 상품’으로 소개해 논란을 빚은 디지털자산 수탁업체 비댁스(BDACS)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2024년 12월 비댁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비댁스는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2억원 남짓인 반면 같은 기간 갚아야 할 부채는 78억원을 넘어 유동성 부담도 커진 상태다.
28일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에 따르면 비댁스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8억4353만원이다. 자산총계는 40억9334만원에 그쳤지만 부채총계는 79억3688만원으로 자산보다 38억원 이상 많았다.

비댁스의 자본잠식은 이미 전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2024년 말 자본총계는 352만5000원으로 자본금 6억7295만원의 대부분이 잠식된 상태였다. 이후 지난해 41억1353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총계가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순손실 규모도 전년 10억554만원에서 1년 만에 4배 이상 불어났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산도 크게 줄었다. 2024년 말 51억2880만원이던 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2억2010만원으로 95.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69억9236만원에서 78억3688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의 35.6배에 달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 100원당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약 2.8원에 불과한 셈이다.
매출이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5억3964만원으로 전년 2억6441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1억7558만원에서 42억5429만원으로 확대됐다. 매출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약 8배 컸다.
차입금 부담도 커졌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2024년 97.71%에서 지난해 180.60%로 상승했다. 지난해 영업활동에서는 32억2522만원, 투자활동에서는 48억4604만원의 현금이 각각 순유출됐다.
재무지표 악화는 신용등급에도 반영됐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나이스평가정보는 지난 6월 비댁스의 기업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낮췄다.
■ 완전자본잠식 속 ‘KRW1’ 전면에…VASP 신고 범위 논란
이런 가운데 비댁스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비댁스가 KRW1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6년 백서에는 KRW1이 ‘실제 운영 중인 상품(live product)’으로 표현돼 있다. 백서는 또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수리한 기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근거로 비댁스가 KRW1을 발행·상환하며, 해당 업무가 신고 범위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VASP 신고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는 별개의 문제다. 비댁스는 FIU가 공개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 업체 29곳에 포함돼 있지만, 현행 VASP 신고제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상환을 별도로 인가하는 제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포함한 관련 입법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비댁스가 가상자산 이전과 보관·관리 등의 업무로 VASP 신고를 수리받은 것을 KRW1 발행·상환의 제도적 근거처럼 표현한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비댁스는 백서 표현 논란과 관련해 “관련 규제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해 제작한 것”이라며 “현 상황과 맞지 않은 부분에 대해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 이후에도 백서는 유지되고 있다. 28일 현재 KRW1 홈페이지에 공개된 백서에는 ‘실제 운영 중인 상품’ 등의 표현이 그대로 남아 있다.
비댁스는 자본잠식과 유동성 악화 등 재무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비댁스는 2022년 1월 설립된 비상장사로 류홍열 대표가 이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4년 12월 비댁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했다.
당시 투자금액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와 올해 반기보고서에도 비댁스 지분은 별도로 기재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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