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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손해보험, 檢 공소장 ‘과속 기소’ 숨기고 “보험금 0원” 통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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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km 과속 치사 확인됐는데 유족에겐 “정속 주행·무과실” 거짓말

DB손해보험이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과 정반대되는 허위 내용을 근거로 유족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사기관이 가해 차량의 ‘과속’을 확인해 기소까지 했음에도, 보험사는 “정속 주행을 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유족에게 소송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전남 곡성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추돌 사망 사고와 관련해 가해 차량 보험사인 DB손해보험은 최근까지 사망한 A(70대)씨 유족의 보험금 청구를 거절했다.

당시 DB손해보험이 유족에게 통보한 지급 거절(면책) 사유는 ‘운전자 무과실’이었다. 사고 현장이 가로등 없는 시골길이라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무엇보다 구급차가 제한속도인 시속 80km 이내로 주행해 과실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보험사의 이러한 주장은 검찰 수사 결과 거짓으로 밝혀졌다.

검찰이 작성한 구급차 운전자 A씨의 공소장 문건. 보험사가 유족에게 "시속 80km 이내 정속 주행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공소장에는 사고 당시 주행 속도가 '시속 93km'였다는 사실과 제한속도 위반 내용이 명확히 적시되어 있다.
검찰이 작성한 구급차 운전자 A씨의 공소장 문건. 보험사가 유족에게 “시속 80km 이내 정속 주행을 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공소장에는 사고 당시 주행 속도가 ‘시속 93km’였다는 사실과 제한속도 위반 내용이 명확히 적시되어 있다. SBS 캡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구급차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하며 사고 당시 속도를 ‘시속 93km’로 특정했다. 제한속도를 13km나 초과한 과속 상태였던 것이다.

또한 검찰은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속도를 줄이고 전방을 주시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감속하지 않았다”며 운전자의 과실을 적시했다.

객관적 데이터인 ‘속도’조차 왜곡된 사실을 유족에게 전달한 셈이다. 보험사가 사고 차량의 운행 기록이나 수사 진행 상황을 모를 리 없음에도, 정보 접근성이 낮은 유족을 상대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안내하며 보험금 지급을 방어하려 했다는 ‘소비자 기만’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DB손해보험의 대응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실관계를 따지며 항의하는 유족 측에게 DB손해보험 담당자는 “담백하게 말씀드리면 저희 쪽으로 소송을 걸어달라”며 배짱 대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잠긴 유족에게 사과는커녕,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법적 분쟁을 종용한 것이다. 이는 거대 보험사가 소비자의 심리적·경제적 약점을 악용해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포기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이동훈 변호사는 “명백한 수사 결과가 있음에도 보험사가 자의적인 기준으로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소비자를 두 번 울리는 행위”라며 “소송을 유도해 지치게 만드는 구태가 여전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DB손해보험 측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논란이 일고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입장을 선회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지급 거부가 확정된 입장은 아니었으며 이의 제기가 있으면 검토할 예정이었다”면서 “검찰 공소장 내용을 첨부해 본사에 재질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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