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중대재해처벌 핵심증거, 위험성 평가 조작하는 한국카본 사업주를 구속하라”
한국카본은 지난해 12월, 사망자 2명을 포함한 노동자 6명이 중경상을 입는 폭발사고와 어깨가 절단되는 끔찍한 산업재해가 연달아 일어난 화섬식품노조 부산경남지부 소속 사업장이다.
화섬식품노조는 지난 1월 17일 폭발사고로 병마와 싸우다 끝내 숨진 두 분의 산재사망노동자를 추모하며 이명화, 조문수 한국카본 공동대표의 진심어린 사과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를 촉구한 바 있다.
유족에 대한 예의와 중대재해 책임자 구속수사를 요구한 것이며 이는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 위함이었다.
노동조합은 수차례의 기자회견과 노동부 면담을 통해 중재해재처벌법에 따른 조사와 처벌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제대로된 감독을 하지 않고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이처럼 관계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이어지는 사이에 지난 2월 16일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한국카본 사측은 중대재해처벌 유무를 따지는 핵심 증거인 위험성 평가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작하다 현장 노동자들의 신고로 만천하에 들어난 것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내용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1년 전인 2023년 3월 상반기 위험성 평가와 9월 하반기 위험성평가 서명용지에 노동자들의 참여 날인을 받는 불법적 행위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유해위험요인 확인 절차로 산업안전보건법 36조 위험성 평가 시 해당공정의 노동자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법적 의무사항을 이행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중대재해 처벌을 모면하기 위한 형식적인 서류 준비일 뿐이다.
위험성 평가 고시에 의하면 사업주가 노동자의 참여의무를 이행해야하는 경우는 ‘관리감독자가 해당 작업의 유해ㆍ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경우’, ‘사업주가 위험성 감소대책을 수립하는 경우’, ‘위험성 평가 결과 위험성 감소대책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이다.
이는 중대재해를 실제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당공정의 위험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장노동자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법취지이다. 하지만 한국카본은 책임회피성 서류상 사인을 받은 것만으로 끝내려 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이러한 한국카본의 파렴치한 행위는 예상된 바다. 자신의 회사에서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커녕 출입구마다 소금을 뿌릴 때부터 알아봤다. 때문에 노동조합은 증거 조작 등의 우려를 표명하며 반복적으로 즉각적인 안전진단 명령과 압수수색을 포함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던 것이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말 발표했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맴의 핵심은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며 위험성평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강변이었다. 하지만 이번 한국카본의 조작행위처럼 관행적으로 진행되어온 위험성평가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없이는 사업주 처벌과 책임 면피용으로 활용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요구한다. 고용노동부는 더 이상 증거조작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즉각 한국카본 대해 안전진단 명령을 내리고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있는 한국카본 경영책임자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