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 “윤석열 정부 화물연대 파업 업무개시명령은 강제노역 해당”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이 헌법과 국제협약에 위배된다는 법률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공공운수노조와 노동법률단체, 시민단체가 1일 공동 주최한 ‘화물연대 총파업과 업무개시명령의 문제점’ 긴급 토론회에서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지 엿새째 되는 지난 11월 29일 시멘트 운송분야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발표자들은 이번 업무개시명령을 헌법과 노동법, 국제협약 등에 비추어 평가하면서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무개시명령이 강제노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강제노역은 자기 의사에 반해서 일정한 노무에 강제되는 경우“를 말한다며, 운송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운송을 하라고 명령하고, 이행치 않을 경우 처벌하는 것은 “명실상부한 강제노역”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업무개시명령이 엄격한 법률적 요건 속에서 제한적으로만 강제노역을 허용하는 우리 헌법과 국제협약에 위배된다는 것은 “더 이상 논의가 필요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사회복무요원도 강제근로 소지가 있다고 병역법을 개정했던 나라에서 병역에 비해 국가의 이익과 (관련이) 한참 떨어지는 화물운송 분야에 강제근로 처분을 한다는 것은 국가의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운수노련 법률국장인 루완 수바싱게 변호사는 업무개시명령이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루완 변호사는 우선 “국제노동기구(ILO)의 규정들은 노동자의 경제적 이해관계, 산업안전,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파업을 하는 권리를 보장한다”면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확대를 요구하는 화물노동자의 파업은 지극히 정당하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면서 “화물운송산업은 필수서비스가 아니기에 국제법 상 정부가 정당한 파업을 와해시키는 명령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연민 공공운수노조법률원 변호사는 화물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면서 강제노동을 명하는 정부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었다.
화물차 기사들이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라면 “(운송)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사적 채무가 존재할 뿐”이며, 만일 노동자라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제근로가 금지된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용우 변호사는 이번 업무개시명령이 ‘여러 헌법적 가치를 무력화한다는 것이 오늘 발표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화물연대 총파업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