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민심과 역행하는 소녀상 이전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정부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관련 지방자치단체에 ‘비공개’로 요구한 것으로 확인된 것과 관련해, 야당이 “소녀상 이전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동은 24일 외교부의 ‘부산시 동구 소재 소녀상 관련 외교부 입장’ 제하의 공문을 입수 한 후 보도자료를 배포해 “외교부는 민심과 역행하는 소녀상 이전 요구를 즉각 철회하고, 굴욕적인 조치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상은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반인륜적 전쟁범죄, 성노예범죄를 영구히 기록하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국민적 염원을 모아 국민에 의해 건립된 국민의 자산이며, 다시는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다”며 “따라서 이미 수차례 밝힌 대로 소녀상은 한-일 정부가 이전 합의하거나 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공문은 지난 14일 외교부가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동구청에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은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한 국제예양 및 관행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보다 적절한 장소로 소녀상을 옮기는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내용으로 ‘비공개’를 적시한 후 발송했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 일본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세워진 뒤부터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줄기차게 요구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동은 “소녀상에 직접 손을 댈 명분이 없는 외교부가 각종 부담을 떠안기 싫어 지자체에만 압력을 넣는 무책임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며 “또한 비공개 공문을 보냄으로써 스스로 정당하지 못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소녀상 이전을 압박하는 외교부의 행태는 너무나 비겁하다. 일본 외무성의 한국지부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또 다른 굴욕 행위다”며 “외교는 없고 굴욕만 있는 외교부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외교부는 당장 무책임한 사대외교를 그만두길 바란다”며 “지금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일본의 반성 없는 패권과 이에 끌려가는 한국정부의 무능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이날 정론관 브리핑에서 “독일 뮌헨에서 한일외교장관 회담을 갖기 직전 공문을 내려 보내 일본정부의 환심을 사려한 것이다”며 “언제까지 일본정부의 외교에 끌려 다니기만 할 것 인가. 정부는 소녀상 이전시도를 중단하고 굴욕적인 일본정부와의 위안부 합의문을 공개하고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