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 노조 “해고회피 노력없는 부당해고 처벌하라”
코로나 사태로 해고 당한 아시아나케이오 하청노동자들이 “수 조원의 지원을 받은 항공 산업계가 최소한의 고통분담도 없이 해고하고 있다”며 정리해고 사태에 대해 정부 여당의 적극적인 사용자 강제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오너일가가 고통분담을 외면하고 매각대금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10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공항하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아시아나 케이오’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의 자회사로 여객기 내부를 청소하는 일을 했다.
코로나 19로 항공 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며 직원 약 500명 가운데 120명은 희망퇴직을, 360명은 무기한 무급 휴직에 들어갔고 8명은 해고를 당해 거리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하자 회사는 3월 한 달 동안 직원 연차 사용과 일정 기간 무급 휴가를 요구했다.
그런데 사측은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급여의 70%만 받는 유급 휴가를 제안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4월 한 달만 유급 휴가를 보낸 뒤 이후 무기한 무급 휴직이나 희망퇴직에 동의하라고 입장을 바꿨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해고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렸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해고자 8명은 사측의 무기한 무급 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이다. “무기한 무급 휴직은 결국 그만두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경영 악화 상황에서 회사와 노동자가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라는 것이다.
아시아나 케이오측은 “회사의 다수 노조측과 협의해 진행된 사항”이라며 해고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한 지난 2월부터 임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체불 임금만 250억원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1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이는 고용 유지를 전제로 한 지원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에서 최근 60여명이 희망 퇴직했고,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62명이 정리해고 명단에 오른 상태다.
게다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체불 임금 벽에 가로막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지속적으로 벌이는 이유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항공을 창업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상직 오너 일가가 이스타항공 매각을 성사시켜 매각 대금 545억원을 받아 챙기기 위해 정리해고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관련 기사 https://newsfield.net/archives/12800)
그는 2012년까지 이 회사 회장을 맡다가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물러났다. 이때 자신이 보유하고 있었던 이스타홀딩스(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지분을 아들에게 66.7%, 딸에게 33.3%를 물려줬다. 사실상 이스타항공은 이 당선인의 가족회사인 셈이다.
이 때문에 공공운수노조가 정부 여당에게 고용과 생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정부대책 걷어차고, 정리해고, 체불임금을 양산하는 사용자를 왜 그대로 두는가”라고 따지면서 “그동안 정부는 고용유지 지원제도와 특별고용 지원업종 지정 확대를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시아나케이오와 이스타항공 사용자는 정부 지원을 거부하고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사용자의 이기심이 강제성 없는 정부정책을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코로나 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기간산업 원하청 노동자들도 지켜내지 못한다면, 사용자의 고용유지 회피시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며 “산업적 파급력과 전후방산업 고용규모,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서라도 반드시 정부여당이 사용자 강제방안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