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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최대주주 SPC, 용인시 원삼면 SK하이닉스 부지 유해 외부폐기물 반입 설치 시도 논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최대주주로 있는 특수목적법인 용인일반산업단지(주)[이하 SPC]가 용인시 원삼면에 인체에 유해한 폐기물 시설을 설치하고, 산업단지 내뿐만 아니라 용인시 등 외부폐기물도 반입할 수 있는 매립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SPC 최대주주는 SK에코플랜트(33%)이고 2대 주주는 용인도시공사(20%)다. 그밖에는 재무적 투자자들이다. 교보·한국투자·코리아에셋투자·리딩투자·SK증권(각 8.4%)과 삼원산업개발(3%), 에스종합개발(2%) 등이 주주다.

앞서 주민들의 외부반입시설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용인시와 SPC는 ‘외부반입계획없다’고 공문으로 알렸는데, 취재 중인 20일 이런 내용이 담긴 주민 의견 수렴 고시가 나갔다는 사실도 주민들은 모르고 있었다.

올해 7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이장협의회는 용인시에 ‘외부 폐기물 반입’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민원을 넣었는데, 용인시는 SPC가 ‘외부반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 담긴 사업시행자 검토의견을 회신했다. 주민들은 외부반입계획 사실이 환경영향평가 심의회를 거쳐 결정 고시가 난 사실을 11월20일 뉴스필드 취재가 들어가기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2019년 SK하이닉스 용인 일반산업단지 조성 당시에도 매립장 설치 계획이 빠진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으로 주민 합동 설명회를 열었다가 2020년 5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매립장 설치 계획을 신설하고, 이번 매립장 자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도 주민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는 ‘외부폐기물 반입’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승인권자인 한강유역환경청은 주민 반발이 거세면 허가를 내주는데 더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1일 용인특례시청과 한강유역환경청, SPC, 처인구 원삼면 주민들의 취재를 종합하면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3일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 홈페이지에 ‘용인 자원순환센터(매립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평가항목 등의 결정내용’을 고시했다.

오는 27일까지 15일간 매립장 조성 관련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외부폐기물 반입 계획과 유해 물질인 지정폐기물 규모 등이 담긴 결정 내용을 사업지 인근 주민들로부터 공개 기간 내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결정 내용문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시설은 지정폐기물과 사업장 일반폐기물을 구분하지 않고 혼합해 매립하는 시설로 전체 매립면적은 4만3901㎡(매립용적 지하 79만4219㎡, 지상 53만3067㎡), 전체 매립용량 132만7286㎡가 지정폐기물에 해당된다. 매립 기간은 약 21.75년이다.

지정폐기물이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거나 오염성 폐기물 등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유해한 폐기물을 말한다. 폐기물관리법상의 유해성 기준에 해당되는 사업장이 배출하는 폐기물로 폐유나 폐산, 폐알칼리, 중금속이나 유기용제를 용출시키는 폐기물 등이 해당된다.

SK하이닉스 용인 일반산업단지 내 폐기물 매립장 설치 위치(빨강색 네모)

이번 고시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받고 모든 내용을 취합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2024년 1월~2월 관계기관 및 주민 의견수렴이 예정돼 있고, 6월 본안 작성 후 9월 사업계획서 승인 요청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SPC는 ‘SK하이닉스 용인 일반산업단지 조성’ 당시 주민들에게 매립장 설치 계획이 없다고 밝혔었다.

이런 내용으로 SPC는 2019년 8월과 2020년 1월 용인시와 안성시민들로부터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당시 인근 주민 일부가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전체 주민들은 매립장이 의무적으로 설치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폐기물 매립장 주변 주요 정온시설 현황.

이 후 2020년 5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매립장 설치 계획이 신설된다. 사업면적 6만6509㎡, 매립용량 69만3000㎡, 일반폐기물(77.85톤/일) 지정폐기물(35.04톤/일) 규모다.

그리고 2022년 7월 환경영향평가서 내용이 변경되면서 폐기물처리시설 규모가 사업면적 7만7786㎡, 매립용량 132만6525㎡로 증가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용인시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주민 대표 ‘이장협의회’에서 올해 7월 용인시에 “외부 폐기물 반입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용인시는 SPC 측에 재질문한 답변으로 “외부 폐기물 반입 계획 없다”고 알려온다.

그리고 기록상 한달 뒤인 8월 SPC는 폐기물 외부반입 근거를 새롭게 명시한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작성했고, 10월23일 환경영향평가 협의회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심의위원들의 의견이 취합돼 관련 내용이 결정됐고, 11월13일 ‘용인 자원순환세터(매립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결정내용’이 고시되기까지 이른다.

용인시는 “SPC 2대주주인 용인도시공사는 토지 보상 등의 역할을 할 뿐 준비서 작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SPC에 SK에코플랜트 직원들이 많이 상주해 있는 것만 알고 있고, 정확히 어디 직원들이 외부반입 계획이 담긴 계획을 만들었는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매립장(빨간색 네모칸) 위치 및 주변 주요 시설.(다음 스카이뷰)

SPC 측은 “7월 외부반입 계획이 없었다고 답변한 것은 당시 외부반입 계획이 계획서 내에 쓰여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달 뒤인 8월 외부반입 계획이 담긴 준비서를 작성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업성 등을 따져 포함시킨 것이다”며 “사전 설명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알렸는데 몰랐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고, 주민들이 보상을 더 높게 받기 위해 언론에 제보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원삼면 주민 측은 “몇몇 이장들에게 설명해놓고 의견수렴했다고 하는 것이고, 일반 주민들은 지금 주민 의견을 듣고 있는 고시가 난지조차도 몰랐다. 외부반입 계획이 10월23일 결정됐다는 사실은 기자가 말해줘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충북 괴산군 사리면에서 지역토건업체, 괴산군과 손을 잡고 ‘괴산 메가폴리스’라는 이름으로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그 안에 지정폐기물을 포함한 산업폐기물을 묻는 매립장 조성 사업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확인해 보니 무려 지하 36미터까지 파고 194만톤에 달하는 산업폐기물을 묻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이 사업에 사리면 주민들이 반대하자 괴산군 공무원들까지 나서 토지주들에게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는 등의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는 군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는 단체가 반대주민들에게 연대의사를 밝히자, 공무원이 단체 관계자에게 ‘사업비를 끊겠다’고 ‘갑질’ 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또한 반대 대책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불법건축물을 단속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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