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에 “인류 최악 해양 오염” 우려
일본 정부가 방사성 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자, 환경단체는 “인류 최악의 해양 오염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은 19일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환경단체는 “국제적 공론화를 통해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일본산 수산물의 전면 수입 금지로 확대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27일 내각회의를 통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이면 오염수 저장 탱크를 보관할 장소가 없고, 처리 비용이라는 경제적 이유를 들어 오염수 방류 방침이 굳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보관중인 약 120만 톤의 오염수 72%에는 세슘, 스트론튬, 코발트60, 안티몬 등의 방사성 물질이 최대 기준치의 2만 배가 넘게 존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2차로 정화해 방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얼마 전 2차 정화 작업으로 삼중수소 이외 주요 8개 방사성 물질 농도를 기준치의 2천190배에서 6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2차 정화 작업으로도 방사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ALPS에서 농도를 낮추는 대상인 62개 방사성 물질에 포함되지 않았던 ‘탄소14’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잔류하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 제거 계획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그리고 제거가 불가능한 삼중수소의 경우 그 농도가 860조 베크렐로 추정되고 있는데, 삼중수소는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로 희석해 버린다고 해도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
환경단체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실제로 방류되면 바로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일 수밖에 없다”며 “이미 후쿠시마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의 연구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오염수가 1년 만에 동해안에 도달했음이 밝혀졌다. 문제는 단순히 방사능 오염수가 우리 동해 바닷물과 섞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우즈홀 연구소 부셀러 박사는 방사성 물질의 종류에 따라 해양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며 “’탄소14의 경우 삼중수소와 비교하면 생물 농축 지수가 5만 배에 이르고, 코발트60의 경우는 삼중수소보다 해저 퇴적토에 30만 배나 더 잘 결합하기 때문에 해양생태계와 인간에게 잠재적으로 훨씬 위험하다’며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이 생태계와 환경에 축적돼 어떤 재앙을 불러올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마이니치신문과 도쿄신문은 지난 17일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27일 열리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오염수 대책 관계각료 회의’에서 해양 방출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방침이 확정되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곧바로 방류 설비 설계에 착수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성 심사를 거쳐 설비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방류는 2022년 10월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