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복직 위해 동료·시민 등 청와대서 농성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60)의 복직을 위해 동료들과 시민단체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농성을 이어갔다.
금속노조는 26일 “김진숙의 연내 복직을 성탄의 기적처럼 이루기 위해 희망버스를 움직였던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은 청와대 앞 10일간의 행동에 지난 22일부터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청와대 앞 108배와 촛불집회를 비롯해 자발적인 개인의 항의 행동이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또 23일 불교계는 청와대까지 오체투지에 나서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정홍형 수석부지부장은 2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노숙 농성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국가기구가 김진숙 해고의 부당성을 확인하고 복직을 권고했으나 회사는 고개를 돌렸다”며 “김진숙의 복직은 한 개인의 문제,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열흘의 복직도 인정하지 못하는 세상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바꾸는 출발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진중공업은 조금만 버티면, 올해를 넘기면 김진숙의 오랜 복직 투쟁도 끝날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해고자에게 정년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은 1986년 7월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서 해고됐다. 어용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였다.
그는 35년 가까이 해고자이자 노동운동가로 살았다. 2011년 한진중공업이 노동자를 대량 정리해고하자 그는 40m 높이 크레인에 올라 309일간 고공농성을 했다. 동료 해고자들은 모두 복직됐지만 재계의 반대로 김 위원만 복직하지 못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과 지난 9월 두 차례 김 위원을 민주화운동자로 인정하고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위원은 암 투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