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경원 공소 취소 요청 폭로…야당 “둘 다 수사 대상”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가 17일, 자신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나경원 후보가 2019년의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대해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당은 즉각 반발하며 “충격적인 폭로”라며 수사를 요구했다.
한 후보는 CBS가 주관한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저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라고 밝히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특정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나 후보가 한 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나 후보는 이에 대해 “그건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으나, 한 후보는 “본인 사건이 아닌가”라고 되받았다.
나 후보는 2019년 4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이로 인해 법적 처벌을 받게 되었다. 현재 이 사건은 4년째 재판 중이다.
토론회 이후 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의 발언은 우리 당에 큰 리스크가 된다”며, 자신이 공소 취소를 요청한 것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소를 취소해야 했다”라고 덧붙이며 한 후보가 정치적 야망을 위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구체적인 청탁 시점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였다”며, 나 후보의 청탁을 거절한 사실을 분명히 했다.
야당은 이 사건을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하며, 나 후보의 청탁 사실에 대한 입장 발표를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대표는 “나 후보의 청탁은 수사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한 후보도 왜 신고하지 않았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이 공소를 취소할 권한이 없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후보의 발언에 당혹스러움이 감지되었고, 원희룡 후보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여론의 악화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일반 국민은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 취소를 요청하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나 후보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