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국내선 항공기에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 “업고 계단을 내려가라”는 취지의 부적절한 응대가 발생해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애인 단체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서비스 미흡이 아닌 ‘구조적 차별’로 규정하고, 항공사와 공항 당국의 공식 사과와 법적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24일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구에서 제주로 향한 티웨이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던 장애인 승객 2명과 일행 등 11명은 제주공항 도착 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항공기에는 휠체어 이용객을 위한 탑승교(브릿지) 대신 이동식 계단이 설치됐다. 승객 측은 사전에 휠체어 이용 사실을 알리고 탑승교 배치를 요청했으나, 현장 직원은 “국제선 전용 브릿지라 연결이 불가능하니 장애인분은 업고 계단으로 내려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의 거센 항의가 1시간 가까이 이어진 끝에야 항공사 측은 탑승교를 연결했다. 단체 측은 “연결이 불가능하다던 브릿지를 항의 후에야 설치해준 것은 초기 거부 사유가 정당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며 “장애인을 짐짝 취급하는 비인권적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항공사의 미숙한 대응은 하차 이후에도 계속됐다. 단체 측은 전동휠체어 수송을 위해 잠금 해제 방법 등을 사전에 세 차례나 고지했음에도, 현장 직원들이 이를 숙지하지 못해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휠체어를 조작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공항 밖으로 나오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1시간 30분으로, 대구에서 제주까지 비행한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업법 시행규칙 제64조의3은 휠체어 이용 교통약자가 요청할 경우 탑승교나 휠체어 탑승설비를 우선 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본인 동의 없이 교통약자를 안거나 업어서 이동시키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해당 조항을 정면으로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 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법 위반이자 위헌적 행위”라며 “티웨이항공과 제주공항은 책임자급의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국회에 ‘항공·해운 여객 접근성 의무화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대구공항 티웨이항공 카운터 앞에서 항공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