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감시센터, 이건희·정준양 뇌물 혐의 고발… “부산저축銀 출자 1000억원 자금 흐름 조사해야”
시민단체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장인환 전 KTB자산운용 대표 등 총 9인을 특경법 사기 횡령 업무상배임과 뇌물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20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과 정 전 회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꿈장학재단과 포항공과대학(포스텍) 등 두 공익법인이 부산저축은행 출자시 전액 손실이 불가피할 것을 알고 있으면서 각각 500억원 출자 배경에는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위해서, 포스텍은 정준양 회장의 취임 감사를 위한 로비자금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0년 6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는 KTB자산운용사가 양 공익법인에 사모펀드 조성을 제안한 지 6주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당시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삼성꿈장학재단의 기금관리위원이었고,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과 김민영 전 부산저축은행 대표이사와는 광주제일고 동문이기도 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2006년 ‘삼성 X파일-비자금’ 사건 이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헌납한 8000억원의 자금으로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앞서 재판부는 2009년 ‘삼성 비자금 사건’ 등으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조세포탈 혐의 일부만 인정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수사 과정 내내 이어진 삼성에 대한 특검의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 논란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이 판결 4개월여 만인 2009년 12월 31일 이건희 회장 1인 만을 위해 단독 특별사면·복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건희 회장과 연관된 삼성꿈장학재단 자금이 부산저축은행에 흘러간 사실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연결되는 이유에는, 부산저축은행 투자금이 MB측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센터는 “검찰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에 대해 중수부가 수사해 회장 등 임원을 구속했으나, 삼성과 포스텍의 출자 손실에 대해 수사되지 않아 고발하는 것이다”며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형 상왕 이상득 등 권력자들이 부산저축은행과 포스코와 관련해 처벌 받은 바 있고,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재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센터는 “삼성과 포스코가 출자한 1000억원에 대한 자금 추적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큰 자금 내역은 장인환을 기소했던 윤석열 검찰총장(201106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중단되고, 이후 수사팀이 바뀜)이 만든 리스트를 토대로 추적하면 될 일이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2015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이명박 정부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전방위로 개입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난 바 있다.
그동안 재계에서 소문으로 떠돌던 MB 정부 실세의 포스코 인사 개입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센터는 “포스코는 내부직원들이 출자에 강력히 반대했음에도, 출자하면 곧 손실이 될 것을 알고서도 이상득의 힘으로 회장에 취임한 정준양의 결정으로 당초부터 회수할 의지가 없는 의무 없는 뇌물성 출자였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두 공익법인의 출자금이 부산저축은행을 거쳐 권력실세에 직·간접으로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하고, 저축은행 사태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시행과 감독부실로 인해 발생시킨 인재이므로 특별법을 제정해 저축은행 피해자에 대한 선 배상과 책임자 처벌과 구상권 청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