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부 가뭄 심화 주범은 화력발전소?
당진·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쓰는 물 사용량이 당진시와 태안군 전체의 물사용량을 합친 것 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운동연합과 이용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검토한 ‘보령댐 광역상수도 공급 및 계약현황(한수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보령댐 2017년 1~5월 일평균 물 사용량 199,495톤 중 태안/당진화력발전소 사용량이 36,901톤으로 18.5%를 차지했으며, 이는 당진시와 태안군을 합친 32,842톤보다도 많은 양이다.
당진화력발전소의 보령댐 물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추세다. 당진화력발전소(한국동서발전)의 경우 충남 당진에서 1~10호기가 6,000MW의 설비용량이며, 2000MW 규모의 9·10호기는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태안화력발전소(한국서부발전)는 총 5,430MW 규모에 달하는 10기의 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태안화력발전소 역시 보령댐 물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계약량을 300~6000톤 이상 초과해서 사용하고 있다.
추가로 태안10호기가 올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정부는 추가로 당진에코파워 등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 추진 중이어서 화력발전소 물 사용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그간 농심(農心)이 타들어가는 수준의 가뭄에도 불구하고 화력발전소는 충분한 수량의 물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고 지적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사무국장은 “봄철만 되면 충남지역은 미세먼지와 가뭄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주 원인은 국내 절반의 석탄발전소가 충남에 밀집했기 때문”이라면서 “봄철 셧다운 대상 발전소를 확대하고 신규 석탄발전소 증설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령댐 수자원의 사용 허가를 과도하게 내준 국토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수도관 누수율이 높고, 지방상수원이 상당부문 폐쇄된 대다가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렇게 많은 물을 봄철에 쓰고 있어 가뭄은 사실상의 인재”라고 지적하며, “수요관리를 강화하고 수자원을 다원화하도록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은 “보령댐 사례에서 보듯이 광역상수원은 효율적인 면도 있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그 피해도 광역적이다. 지방상수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복원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매우 다급한 사안이므로 통합적인 물 정책을 신속하고 강력하게 펼쳐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6월부터 보령, 서천, 영동, 삼천포 등 노후 석탄발전소 8기는 일시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정부는 가동중단과 조기폐지를 통해 석탄발전기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올해는 2015년 대비 3%(5천200톤), 2022년에는 18%(3만2천톤) 감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일부터 8기의 노후 석탄발전소가 셧다운 됐지만 전체 발전소 용량의 2.5%에 불과해 전력 수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