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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환불 폭증 ‘뇌관’ 되나… LCC 중 최대 선수금 부담

[제주항공 참사] 환불 폭증 '뇌관' 되나… LCC 중 최대 선수금 부담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항공권 예약 취소가 급증하면서 제주항공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대 규모의 선수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불 급증은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수금 규모, LCC 중 ‘최대’…환불 급증 시 ‘뇌관’ 될 수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2024년 3분기 보고서 기준 고객 선수금 규모는 약 2,606억 원으로 국내 LCC 중 가장 많다. 이는 2위인 티웨이항공의 1,843억 원보다 41.6%나 많은 수치다. 선수금은 고객이 항공권 예약 시 미리 지불한 금액으로, 항공사가 항공편을 운행하기 전까지는 부채로 인식된다. 통상 항공사들은 이 선수금을 유동 자산으로 활용하지만, 대규모 환불 사태 발생 시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직후 6만 8천여 건 취소…’조건 없는 환불’에 추가 취소 우려

제주항공은 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0일까지 단 이틀 만에 6만 8천여 건의 항공권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2025년 3월 29일 이전 출발하는 국내외 전 노선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건 없는 환불’ 정책을 시행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취소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제주항공의 현금 유출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잇따른 내부 고발과 행정 처분, 신뢰도 ‘추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주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내부 고발성 폭로가 이어지면서 안전 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정비 인력 부족과 그로 인한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면서 제주항공의 신뢰도는 더욱 하락하고 있다.

또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020년부터 2024년 9월까지 9회의 행정 처분을 받았으며, 2019년 이후 올해 8월까지 납부한 과징금은 37억 3,800만 원으로 국내 6개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이러한 사실은 제주항공의 운영 및 정비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유동성 위기 가능성 ‘경고’… 단기 차입금 증가 및 리스 부채 부담도 ‘악재’

단기 차입금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3분기 단기 차입금은 2,421억 원으로, 전기(1,956억 원) 대비 증가했다. 이는 단기적인 자금 조달에 의존하는 경향을 나타내며,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항공기 리스 부채는 4,258억 9,463만 원으로, 전기 대비 약 953억 원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지급 리스료가 1,120억 원을 넘어서면서 리스 부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화 환산으로 인한 이익도 발생했지만, 이는 리스 부채 증가폭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리스 부채 증가는 항공기 도입 및 운용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주항공은 주로 항공기를 리스하여 운영하는 LCC(저비용항공사)로서, 항공기 리스는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정적인 비용 지출을 발생시킨다. 특히 최근 항공기 리스료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제주항공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흑자 기조에도 불안감 고조…수익 감소 및 환불 지속 시 ‘위험’

제주항공은 2024년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1,81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고와 잇따른 악재로 인한 수익 감소와 환불 급증이 지속될 경우, 현재의 재무 상태는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험 가입은 완료…실제 지급 규모는 미지수

제주항공은 최근 사고와 관련해 해당 항공기가 기체 보험과 배상 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는 삼성화재를 포함한 5개사이며, 보험 가입 금액은 기체 보험 약 536억 원(3,651만 1,330달러), 배상 책임 보험은 약 1조 4,668억 원(10억 달러) 규모로 확인됐다. 다만, 실제 보험금 지급 규모는 보험사의 손해 사정에 따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사고 수습 총력…에이케이홀딩스, 지분 변동 없이 담보 계약 변경

제주항공은 현재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사고 수습 및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손실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피해 금액이 확정되는 대로 추가 정보를 공시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에이케이홀딩스는 2024년 12월 30일 기준으로 보유 주식 수와 보유 비율에 변동이 없다고 공시했다.

에이케이홀딩스는 제주항공 주식 43,235,037주(53.61%)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특별 관계자 보유 주식 등에 관한 담보 계약이 일부 변경되었음을 보고했다. 주요 계약 체결 주식 수는 직전 보고서의 32,386,920주(40.15%)에서 이번 보고서 32,627,594주(40.45%)로 소폭 증가했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및 고객 신뢰 회복이 ‘관건’

제주항공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고객 신뢰 회복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과 함께 안전 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제주항공은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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